두 번째 식당 창업의 의미

살고 있는 집 근처로

by 김주원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고 필요한 자금도 손에 있는 이상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처음 식당 창업 때 겪었던 시행착오와 진행 상황 모두를 기록해놨기에 차근차근 목록을 만들어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었다. 그중 가게 창업 결심 전부터 진행해왔던 것이 바로 점포를 알아보는 일이었다.


보통 식당을 차리기 전에 해야 하는 것은 구하고자 하는 점포에 대한 입지와 상권의 분석이다. 나는 처음 식당을 차릴 때도 앞서 언급한 이유가 있었기에 입지와 상권 분석을 하지 않고 어머니께서 운영하던 식당 자리에 가게를 차렸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상권이 형성이 되지 않은 곳에서 어느 정도 가게의 입지를 다지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장사를 하는 동안 상권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몸소 느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식당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상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은 절대 아니고, 내가 살고 있는 집과의 거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시작하게 되는 식당은 무엇보다 나의 가족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셋째까지 태어나게 된다면 아내 홀로 육아를 책임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이 셋을 케어한다는 것은 제아무리 철인이라고 해도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집과의 접근성과 우리 아이들도 쉴만한 공간을 뽑아낼 수 있는 점포였다. 가게일로 바쁜 나를 대신에 근처 점포를 알아보러 다니는 일은 아내가 도맡았다. 수없이 알아본 곳 중에 한 군데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가게 일을 일찍 마친 토요일 오후에 아내와 같이 가보았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도보로 3분도 채 되지 않는, 아파트 정문에서 바로 도로만 건너면 나오는 곳이었다. 이때 날짜가 2020년 8월 29일, 바로 열흘 전이다.


우선 집과의 거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전에 그 자리에서 운영했던 가게가 빵집이어서 생각보다 가게 청결 상태가 좋아보였다. 게다가 옥상까지 연결되어 있는 닥트가 철거되지 않아서 형태 그대로 활용도 가능해 보였다. 15평이었는데 시세가 보증금 2000에 월세 90만 원, 옆 건물 점포의 시세도 확인해보니 확실히 임대시세가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보증금 절충도 가능하다는 공인중개사의 말도 들었다. 코로나 19의 여파는 이런 곳에서 시세로 확인이 가능했던 셈이다.


생각보다 점포 상태와 가격이 마음에 들어 당장 가계약금을 입금하고 건물주와 계약 날짜를 조율했다. 그러는 동안 부동산 사무소에서 확인 가능한 서류들로 건물의 근저당권 설정이라든지 소유주의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점포 가계약금 100만 원을 입금하고 나니 슬슬 가게 창업에 대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출발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기분이 온몸 구석구석 퍼져나갔다.


이제 다시 시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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