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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Sep 15. 2022

팔이 절단된 아이에게 디즈니가 준 놀라운 선물

이미지 : 아이언맨, 겨울왕국 포스터

디즈니는 겨울왕국, 아이언맨 등의 작품들을 탄생시키며 전세계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캐릭터 산업을 선보이고 있는만큼 너그러울 것 같은 기업이지만 '저작권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깐깐한 저작권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예시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플로리다 주 할란데일에 있는 ‘소중한 아이를 위한 어린이집’ 소송을 살펴보자. 예전부터 이 어린이집 놀이방 벽면에는 미키 마우스, 미니 마우스, 도날드 덕, 구피가 그려진 1.5미터 크기의 벽화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행복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이곳에 무단도용한 캐릭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디즈니 법무팀은 행복하지 않았다. 이들은 어린이집에 조사단을 파견해 문제가 된 벽화를 증거로 확보한 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_도서 <마인> 중에서


벽화 속 캐릭터들이 지워질 수도 있다는 말에 아이들을 몹시 슬퍼했고, 원장 역시 디즈니 측 변호사와 합의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할란데일 시의 질스타인 시장 또한 어린이집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미국 아이들의 코 묻은 돈 덕분에
거대해진 디즈니가 이 정도 아량밖에
베풀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시장까지 나서서 디즈니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법무팀은 끝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캐릭터 이미지 : 요기 베어(Yogi Bear)

이 어린이집의 사연이 전국에 보도되면서 디즈니의 경쟁업체인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입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측은 어린이집의 디즈니 벽화를 덧칠한 후 자사 캐릭터들을 무료로 벽화에 그려 넣어주었고 아이들은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상업적인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디즈니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화를 입을  있는데요. 디즈니의 사내 법무팀은 1년에 수백 건의 소송을 불사할만큼 소유권에 단호한 모습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끼는 번식을 좋아하고, 마우스는 소송을 좋아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깐깐한 디즈니도 마음을 연 사례가 있습니다. 디즈니가 무료로 캐릭터 디자인을 제공하고, 자사 디자이너까지 파견시켜 적극적으로 제품 완성을 도와주고 있는 한 회사의 이야기입니다.

이미지 : 오픈 바이오닉스(Open Bionics)


오픈 바이오닉스
(Open Bionics)

그 회사의 이름은 바로 영국 스타트업 '오픈 바이오닉스', 사고로 팔을 잃었거나 선천적으로 팔이 없이 태어난 사람들을 위해 '의수'를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이미지 : 오픈 바이오닉스(Open Bionics)


전에는 제 팔을 보고 친구들이
불쌍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멋지다고 그래요.



마블, 겨울왕국, 스타워즈 등 유명 히어로의 디자인을 활용한 이 의수(히어로 암) 덕분에 아이들은 의수를 사용한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지 않고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저작권 괴물이 따스한 저작권 천사가 된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디즈니는 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일까요? 어린이집 벽에 그려져 있는 캐릭터에게까지 소유권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기업이 말입니다. 과연 디즈니의 이러한 관용이 그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기 위한 사회적 기여라고만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는 디즈니의 많은 의도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중 하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도 포함되어 있겠지요.


소유권 설계는 인간 행동을 은밀하고도
단호하게 조정할 수 있는 사회공학적 도구이다.

 책 <마인>에서는 소유권과 소유권을 설계하는 방식을 놀라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정부, 기업 등 자원을 가진 이들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결과가 바로 소유권이고 그 안에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지배하는 소유의 규칙이 숨어있다는 것인데요.



소유권은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자원의 희소성, 시장기회, 달라진 가치관에 따라 변화한다. 각각의 소유권 형태는 자유, 공동체, 효율, 정의와 관련해 어떤 가치조합을 세심하게 선택했는지를 보여준다.


_도서 <마인> 중에서



삶의 리모콘을 쥐고 싶다면
소유권의 논리를 익혀라!

판사나 국회의원, 변호사와 같은 제 3자에게 의지해서 답을 구하려고만 한다면 다른 사람 손에 내 삶의 리모콘을 맡기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소유권을 둘러싼 핵심 논리를 익혀서 삶을 이로운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마인>에는 비행기 좌석을 둘러싼 다툼, 길거리 주차 논쟁, 드론 택배, 대리모 논쟁 등 흥미로운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사례들을 통해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소유의 법칙을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총 균 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넛지>의 캐스 선스타인, <설득의 심리학>의 로버트 치알디니가 올해 꼭 읽어야 할 작품으로 손꼽은 책이기도 한 <마인>을 통해 힘 있는 자들로부터 나의 재산과 권리를 지켜내고, 나아가 비즈니스의 기회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역사, 심리, 행동경제학의 대가들이 선택한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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