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병인가, 감형의 수단인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깃털 도둑>이란 책을 알고 계신가요?
어느 밤,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새가죽 299점이 도난당하고 맙니다. 500여 일이 지난 후 범인이 잡혔는데, 바로 에드윈 리스트라는 열아홉 살의 플루트 연주자였죠. 고작 열아홉 살의 플루트 연주자가 어떻게 박물관을 침입했고, 왜 박물관의 귀하고 값비싼 보물이 아니라 하필이면 죽은 새들을 훔친 건지,
의문투성이인 가운데 '깃털 도둑'으로 에드윈은 법정에 섭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에드윈은 고작 집행 유예 12개월을 선고받는데요. 인류의 자산인 새들을 훔친 절도 치고는 너무 가벼운 형벌, 그렇게 낮은 형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스퍼거 증후군
세계적인 박물관에 몰래 잠입해 물건을 절도하고도 고작 집행 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이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아스퍼거 증후군은 만성 신경정신 질환으로 언어발달 지연과 사회 적응의 발달이 지연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이 질환을 가진 환아들은 다른 사람들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집이 비정상적으로 세다. 또한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고, 사회적 신호에도 무감각하며, 특별히 관심 있는 것에만 강박적으로 빠져드는 경향을 보인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영향을 미친다. 일본과 캐나다의 조사에 의하면 약 10,000명당 10명 정도로 지금까지 알려졌던 빈도보다 더 흔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출처 : 네이버 백과)
신경정신 질환 중에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뉴턴, 빌 게이츠 등 역사에 길이 남은 명사들이 앓았다고 해서 천재들의 병으로도 불리지만, 악질의 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 형벌을 피해 갈 구실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2008년 조두순 사건,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2017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등
최악의 사건들의 가해자들은 모두 심신 미약,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며 감형을 요청해왔죠.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최악질의 사건 가해자가 자신을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텔레그램 박사방 공범 강 씨입니다.
여성 성 착취물 관리, 아동 살해 계획, 스토킹, 상습협박 등 수없이 많은 죄를 가진 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어릴 적부터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다'라며 선처를 호소한 걸로 알려졌죠. 분명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저지를 수 없는 범죄이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이유로 죄의 무게가 덜어진다면 피해자들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덜어낼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할 수 없는 문제지만, 쉽지 않기에 더욱 정확한 판결이 나와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깃털 도둑>에서 깃털을 훔친 에드윈의 결말을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범죄자들이 형을 줄이기 위해 일관되게 주장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정의가 어떻게 바꿔질지 지금부터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때라 생각됩니다.
참고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