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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Mar 02. 2023

SNS 중독이 의심된다면 보세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 일상생활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SNS. 그러나, 저는 올린 게시물의 반응을 살펴보느라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부여잡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반복해서 확인하는 '좋아요' 수와 댓글,
다른 사람의 화려한 일상과 비교하는 나의 일상,
보여주기식 온라인 자아와 동떨어진 현실 자아





여러분들도 저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SNS 속 나와 남을 비교하며 손가락으로 연신 작은 화면만 터치하고 있으시진 않으신가요? 이처럼 '좋아요'에 중독되어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우리에게《지위 게임》에서는 SNS라는 슬롯머신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관계와 지위를 얻기 위해 쓰는 전략이 우리의 정체성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게임의 꼭두각시가 된다. 전 세계 SNS 이용자 36억 명에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SNS는 지위 게임이다. 인간의 삶이 온라인에 펼쳐지는 것이다. 




그곳에 모든 것이 있다. 셀카를 찍는 사람과 겸손한 척하면서 자랑하는 사람의 성공 게임, 건강 전문가와 정치 선전가의 도덕 게임, 온라인 폭도와 팔로우를 취소하는(지지를 철회하는) 사람들의 지배 게임까지. 일상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우리의 고군분투가 온라인에서는 IT 기술자들이 교묘하게 수정한 게임의 규칙과 상징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기술자들은 온라인의 게임을 경쟁적으로, 그리고 이용자가 광적으로 집착하도록 설계했다. 


2019년에 미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약 20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96번, 대략 10분에 한 번꼴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2년 전에 비해 20퍼센트나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이용자 1200명을 조사한 다른 연구에서는 이용자의 23퍼센트가 아침에 눈을 떠서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34퍼센트가 5분에서 10분 사이까지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6퍼센트의 이용자만이 2시간 이상 기다렸다.





스탠퍼드대학교 산하 '설득 기술 연구소'의 설립자 BJ 포그 박사는 '행동 설계 부트캠프'와 그의 연구소에서 <포그 행동 모형>에 관해 강의했다. 포그의 모형에서는 세 가지 힘이 동시에 충돌할 때 행동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 동기 (그것을 원해야 한다)
· 촉발 요인 (무언가가 그것을 더 얻고 싶은 욕망을 자극해야 한다)
· 능력 (쉽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_ 포그 행동 모형의 세 가지 힘



비즈니스 인맥을 관리하는 SNS인 링크드인은 초기에 항공 노선 같은 허브 앤 스포크 아이콘으로 이용자의 직업 네트워크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아이콘이 클수록 지위가 높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지위를 원하고(동기), 아이콘을 키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촉발 요인), 링크드인은 이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으로 이용자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서로 더 많이 연결되게 해준다(능력).


포그의 연구소는 SNS의 뒷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휴대전화를 슬롯머신처럼 만든다는 개념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이미 존재한 것이다.





SNS는 지위를 위한 슬롯머신이다. 
그래서 모두가 스마트폰과 SNS에 그렇게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때마다 평가를 받는다. 댓글이나 '좋아요'나 추천을 기다린다. 게다가 도박하는 사람들이 슬롯머신에서 얼마가 나올지 알 수 없듯이 우리도 어떤 보상을 받을지 모른다. 상이 매번 바뀐다. 이런 변주가 일어나면서 강박이 생긴다. 게임을 계속해서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계속 알아보려 하는 것이다.


물론 SNS가 퍼져 나간 현상의 이유가 오로지 지위 욕구 때문이라는 뜻은 아니다. SNS는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돈벌이 수단일 뿐 아니라 관계 맺기에도 도움이 되는 장치다. 하지만 지위 게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SNS의 막대한 영향력 역시 이해할 수 없다. 


SNS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것은 우리 시대의 중대한 사회적 사건 중 한다. SNS에 대한 집착은 단거리 달리기 경주를 보는 것에 빗대어 이해할 수 있다. 햇볕에 그을린 무릎 사진을 SNS에 뭐 하러 올릴까? 어찌 보면 이런 일은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위대한 여정에 오른 영웅이 아니라 어디서든 상징적인 지위 게임을 하도록 설계된 생물학적 존재라고 본다면 SNS의 성공에 고개가 끄덕여질 뿐 아니라 필연적인 현상으로 보일 것이다.




*SNS 중독을 부르는 지위 욕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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