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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Jul 14. 2023

급락하는 비트코인, 암호화폐의 마지막은?

가상 자산을 대표하는 비트코인(BTC)이 탄생 14주년을 맞았습니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처음 시작 당시 0.6원의 가치였지만 현재는 3,860만 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그 가치가 커졌는데요.

 


암호화폐의 중심, 비트코인





비트코인으로 잘 알고 있는 암호화폐와 대체 불가능 토큰인 NFT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간섭이 불가능하고 철저히 암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지만, '디지털', 즉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큰 특징이자 단점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2019년 암호화폐 열풍 이후 잠잠해진 요즘, 암호화폐의 미래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구의 역사부터 가상의 생태계까지 아우르고 있는 빅히스토리,

도서 <사피엔솔로지>에서는 가상 화폐 전망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피엔솔로지> 中


2008년 전 세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사람들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회의와 불신에 빠졌다. 그리고 그해 10월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의 인물이 9쪽짜리 짧은 논문을 세상에 던진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직접 주고받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가상화폐에 대한 내용이었다. 비트코인(Bitcoin, BTC)의 시작점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8년 공개한 비트코인 논문




비트코인은 ‘분산 네트워크형 암호화폐’라고도 불린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런 것과 비슷하다. 한 마을에 거래가 생길 때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몇 월 며칠 누가 누구에게 얼마’라고 각자 수첩에 똑같이 적어놓는다.


수십 명의 수첩에 기록된 이 거래 내역은 속일 수도 바꿀 수도 없고, 설령 한두 명이 잘못 적거나 일부 내용을 누락해도 문제가 없다. 블록체인은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블록으로 만들고 연결 고리를 끼워 전 세계 개인 컴퓨터들의 서버에 P2P 방식으로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특정 단체나 개인의 통제나 간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통적으로 화폐는 금이나 은과 같은 실물 가치가 있는 금속을 활용하거나, 정부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한 종이 화폐 형식이었다. 반면 암호화폐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많은 시간을 소모해서 복잡한 연산 문제 하나를 풀면 새로운 비트코인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을 ‘채굴(Mining)’이라 한다. 비트코인은 100년 동안 2,100만 개만 만들어지도록 정해져 있으며 4년마다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 2140년에는 발행이 끝난다.


2022년 4월 기준



이 암호 화폐는 기존 화폐처럼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 이것이 비트코인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통제를 받지 않는 대신 인증된 기관으로부터 합법성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아직 대부분 나라들은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NFT)’이라는 화폐 대용품도 나타난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에 복제 불가능한 고유 디지털 증명서를 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가상 콘텐츠의 진품 증명서인 셈이다. 이 방식으로 마치 예술작품을 소유하듯 디지털 작품을 소유하고 수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거래가 성사됐다. 2017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라는 펫 수집 게임이 유행한다. 가상의 고양이를 사서 교배해 완전히 랜덤한 특성을 가진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게임인데, 그렇게 만들어진 고양이 캐릭터에 고유 NFT를 붙여 이더리움(가상화폐의 한 종류)을 기반으로 구매하고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게임에서 1억 원이 넘는 희귀 고양이들이 속출했으며, ‘크립토키티 드래곤’이라는 고양이는 무려 18억 원에 팔렸다. 


18억 원에 팔린 <크립토키티 드래곤>



2021년 3월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 본명은 마이크 윈켈만[Mike Winkelmann])의 〈일상: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라는 이미지 파일의 NFT가 785억 원에 팔렸다. 이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보고 다운로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짜 소유주는 785억 원을 지불해 이 그림의 고유 디지털 값을 산 사람이다.



일상: 첫 5,000일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이런 현상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관점을 조금 달리해보자. 스티브 잡스가 딸에게 보낸 이메일, 세계 최초의 트위터 게시물,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긴 기보 같은 것이라면 분명 가상의 공간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이것들을 사고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과연 암호화폐는 정규 통화로 유통되고 NFT가 새로운 자산 시장으로 자리를 잡아 인류의 삶에 영구히 편입될 것인가? 아니면 이는 ‘튤립 파동(Tulip mania)’과 같은 파탄으로 끝날 것인가?* 이 책의 초고를 한참 쓸 무렵, 암호화폐는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코인이 없는 사람은 바보가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초고를 탈고하고 교정을 시작할 무렵, 디지털 자산 시장은 붕괴되었고 2021년 역사적인 상승장 이후의 추락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보았다.


* 17세기 경제 호황을 겪던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 현상으로 당시 튤립 구근의 가격이 일반 장인이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의 10배 가까운 금액까지 거래되다가 이후 가격이 급락했다. 튤립 파동은 인류 최초의 투기로 인한 거품 현상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라는 상상의 개념에 가치를 붙여 실제화시킨 전력이 있는 인류이기 때문에 가상화폐와 디지털 자산의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예단할 수 없다. 최고가 NFT를 판매한 윈켈만조차 자기 작품에 붙은 가격을 버블로 본다고 토로했지만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인터넷 시대가 처음 열렸을 때도 이런 거품이 끼었고
결국 버블이 터졌지만 인터넷은 사라지지 않았다.
NFT 기술 자체는 지속 가능한 강력한 힘이 있다.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은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주고 희생자를 만들고 있는 중이지만, 튤립 파동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인터넷 버블에 가까우리라 생각된다. 





* 자세한 인류 생태계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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