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름이 Nov 14. 2023

돈만 많으면 성공한 삶인가요?

성공한 삶이란?


한 번쯤 성공한 삶을 꿈꿔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늘 성공한 삶을 꿈꾸는데요. 그래서 종종 주머니에 지폐가 보이면 로또를 사기도 하죠..^^




과연 로또 말고 답은 없는 걸까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부터 '성공=많은 부'란 공식이 우리 삶에 자리 잡은 것 같더라고요. 매체, 지인, 콘텐츠 등 어디서나 '부를 축적한 사람'을 두고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인 듯합니다. 부를 이룰 수만 있다면 모든 걸 해도 상관없다? 그건 아닐 거예요. 더불어 부를 모은 들 그 삶이 성공한 삶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고요.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이란?


그렇다면 우리가 말하는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은 무엇일까요? 하나뿐인 삶에서 주인공인 우리, 그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는 우리 손에 달려있습니다. 


어렵지만 인생에 꼭 필요한 이 질문은 이미 예일대학교 인기 교양 수업으로 10년 전부터 진행되었고,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예일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이자 예일대 신앙문화센터 소장인 ‘미로슬라브 볼프’와 그와 함께 수업을 꾸린 두 명, 총 세 명이 쓴  <가치 있는 삶>에서는 인간다움의 미학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 도서 『가치 있는 삶』



알베르트 슈페어



영리한 청년이었던 알베르트 스피어(Albert Speer, 1905~1981)는 뛰어난 건축가로 명성을 떨쳤다. 스피어는 서른이 채 안 된 젊은 나이에 히틀러에게 나치당 최고 설계자로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스피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건축가다.


스피어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히틀러는 “지난 2,000년 동안 세상에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건물을 설계할 기회를 줬다. 도덕적으로 무결한 사람이라면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스피어는 히틀러의 제안을 승낙했다. 본인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는 역사상 최악의 범죄에 가담하는 행위였다. 스피어는 독일 전력에 힘을 실어주고, 노동을 착취했으며, 대학살을 부추겼다. 하지만 동시에 대단한 건물을 설계했다.



슈페어가 만든 선전성 청사(좌)와 신 총통 청사(우)



알베르트 스피어가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스피어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건축가”였다. 그는 오직 건축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고, 실제로 위대한 건축가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저질러서는 안 될 끔찍한 악행을 저질렀다. 스피어의 헌신은 이례적으로 뛰어난 건축가와 이례적으로 악한 인간을 탄생시켰다.


히틀러와 슈페어


삶의 가장 큰 열망을 이루는 데 성공한 삶이
반드시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인간다움의 미학은 ‘의문’을 품고 거기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 있다. 이렇게 스스로 질문을 품고 답하는 능력은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을 결정한다.


알베르토 스피어가 그랬듯 인생에서 한순간에 삶을 결정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마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이 책을 읽는 사람 중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는 게 옳은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는 독자는 드물 것이다. 당연히 스피어처럼 끔찍한 결정을 내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애초에 인간성을 포기할 만큼 대단한 야망을 품는 사람이 몇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여러분은 인간다운 가치를 지킨 삶을 사는 데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면 실패한 삶치고는 괜찮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의문’을 품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건축가”라고 변명하는 대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사람”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대답을 찾아 나설 것인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삶,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삶


하지만 ‘의문’을 성찰할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제도의 불평등과 조건의 차이 때문이다. 역사를 통틀어 인류 대부분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번성한 삶이란 무엇인지, 어떤 삶이 깊은 가치를 지니는지 고민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도움을 얻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수는 고난과 역경 한가운데에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애썼다. 오늘날에도 수백만 명이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가 걷는 길에 책임이 있는 삶을 사는 중이다.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평범한 길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어떤 길을 걸을지는 우리의 책임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관점을 취해서는 안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우리의 책임이다.


이는 우리 삶을 형성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제한적인 책임이다. 우리에게는 추구할 가치가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떤 ‘의문’이 주어졌고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할지 최선을 다해 고민할 책임이 있다. 예상치 못하게 우연히 맞닥뜨린 과제를 어떻게든 하나씩 해치워나가겠다는 자세로 인생을 대해서는 안 된다. 삶의 무게는 대체 불가능성에서 온다. 어쨌든 우리에게는 단 한 번의 삶만이 주어지며,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삶보다 큰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그러므로 삶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인생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성취인 셈이다.


출처 : 도서 『가치 있는 삶』




*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이 든다면

https://url.kr/3zjm62




작가의 이전글 출생, 죽음, 이주: 세계를 이해하는 3가지 키워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