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순서에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봉준호 감독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영화 <설국열차>가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제작되었기 때문인데요.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디테일을 중시한다고 합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물론, 그 전에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단계에서부터 아주 철저하다고 하는데요. 특히 시나리오의 지문이 빽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감독인 자신의 비전을 배우 및 다른 스태프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인데요.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고자 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나의 머릿 속에 있는 것을 마치 보여주는 것처럼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으셨을 것 같은데요. 다른 사람에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듯이 글을 풀어내는 기술을 알려드릴게요!
단어를 배치하는 순서!
신경과학자 벤저민 베르겐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단어를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뇌에서는 모형이 생성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한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형이 생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단어를 배치하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아래 두 문장을 비교해볼게요.
제인이 새끼고양이를 아빠에게 주었다
Jane gave a Kitten to her Dad
제인이 아빠에게 새끼고양이를 주었다
Jane gave her Dad a kitten
이렇게 두 문장이 있을 때 위에 있는 타동구문이 아래 나온 이중타동구문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제인을 먼저 떠올리고 그 다음에 고양이를 떠올리고 그 다음 아빠를 떠올리는 과정은 독자가 모형을 만들어야 하는 실제 현실의 행동을 모방합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머릿속에서 올바른 순서로 장면을 경험한다는 뜻입니다. 작가는 독자의 마음에 상영되는 영화를 만들어주는 셈이므로 영화와 같은 순서로 단어를 배치하면서 독자의 머릿속 카메라가 문장의 각 요소를 발견하는 과정을 상상하며 글을 써야 합니다. 아직 이해가 안 되신다면 다른 예를 들어볼게요.
제인이 아빠에게 뽀뽀했다
Jane kissed her Dad
아빠가 제인에게 뽀뽀를 받았다
Dad was kissed by Jane
첫 번째 문장이 능동태이고, 뒤에 나온 문장은 수동태입니다. 어떤 문장이 효과적일까요? 현실에서 이 장면을 본다고 상상해보세요. 먼저 제인의 첫 동작에 눈길이 가고 다음으로 제인이 입을 맞추는 장면을 볼 것입니다. 제 3자인 우리가 아버지 쪽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지 않겠죠. 능동태 문법은 독자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장면에 대한 모형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책에서 일어나는 장면의 모형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뇌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다면 더 쉽고 더 실감나는 독서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에게 보여줄 이야기를 만들고 계시다면, 실제 눈 앞에 그 풍경이 펼쳐졌을 때 시선이 어떻게 따라가나 잘 생각해보세요! 마치 영화와 같은 글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