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둘째이모 김다비에 열광하는가

부캐의 스토리텔링

by 나름이
20200404000105760cgem.jpg 출처 : 놀면 뭐하니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쏘아 올린 부캐(부캐릭터)의 위력! 여러분도 익히 보셔서 잘 알고 계시죠? 음원차트를 올킬하고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유산슬'부터 라섹, 유고스타, 유르페우스, 닭터유까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 또 하나의 새로운 부캐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둘째이모 김다비!




다운로드.jpg 출처 : 김신영 인스타그램



보시다시피 둘째이모 김다비는 개그맨 김신영의 부캐랍니다. 평소 김신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하지만 어딘가 친숙하고, 많이 본 듯한 복장입니다. 쪼금은 촌스럽고 정겨운 옷을 입은 '둘째이모 김다비'


그의 인기 비결은 바로 <주라 주라> 노래에 있습니다! 노래 가사가 약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 닫고 지갑 한 번 열어주라

회식을 올 생각은 말아주라

주라주라주라 휴가 좀 주라


마라마라 야근하덜 말아라

낄낄빠빠 가슴에 새겨주라

칼퇴칼퇴칼퇴 집에 좀 가자


아 머리 좋아 대표 아니더냐

주라주라 카드 주라

오늘은 오늘은 소고기로 요미요미요미요미


야근할 생각은 마이소

오늘은 얼마 만에 하는

데이트 날인데


가족이라 하지 마이소

가족 같은 회사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


<주라 주라> 1절 가사



어떤 노랜지 감이 오시나요? 바로 부하직원이 직장 상사(대표)에게 날리는 회심의 한방!


지갑은 열어주라, 회식엔 빠져주라, 휴가 좀 주라~


좋은 직장 상사를 만난 사람들도 있듯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노래를 들으면 가슴속의 쾌감이 느껴지는데요. 우리가 직장 상사 스트레스를 겪지 않더라도 <주라 주라> 노래에서 쾌감을 얻는 이유엔 과학적인 스토리텔링의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9903C9485ED799C20F.png 출처 : 쇼! 음악중심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두 가지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한 가지는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그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드려는 욕망' 다른 하나는 '사람들을 앞질러서 우리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망'인데요. 이 두 가지 욕망은 양립하지 않을 때가 많고 그로 인해 인간은 자기와 타인의 지위에,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런 약자들에게 공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영웅 만들기의 공통된 속성은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자신이 지금은 비록 낮은 지위에 있지만 사실은 훨씬 더 큰 지위에 오를 만한 기량과 성품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약자인 영웅을 쉽게 알아보고 그들이 마침내 정당한 보상을 거머쥘 때 갈채를 보낸다. 그들이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

신경과학이 아니어도 우리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믿기지는 않지만 정치인과 유명인과 CEO와 찰스 왕세자가 사실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걸 깨달을 때 그들을 지나칠 정도로 편하게 여기고 조롱하고 놀려댄다.

<이야기의 탄생> 中





노래에 숨겨진 스토리텔링의 비밀뿐만 아니라 부캐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것까지 <이야기의 탄생>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후련한 이야기를 노래하는 둘째이모 김다비! <주라 주라> 이후 다른 노래로도 열심히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줬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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