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사피엔스』다르게 읽기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10분 후도 모르는데 10년 후를 얘기하라니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이번에는 대상을 확장해볼까요?
이 질문을 받은 여러분은 지금 몹시 당황스러울 겁니다. 그럼에도 저는 다시 질문해보겠습니다. 시간과 대상을 더 확장해보겠습니다.
이 질문의 답을 제시하려고 도전한 사람이 바로 유발 하라리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집약한 것이 바로 여러분이 아는 책 『사피엔스』입니다.
사피엔스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수많은 희생을 밑거름 삼아 지금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동물들을 멸종시켰으며, 지금은 지구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가설일 뿐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꽤 타당성 있는 논리를 가지고 있는 ‘지구 유기체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의 이름을 따서 ‘가이아 설’이라고도 하는데요, 지구가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한다는 내용입니다.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라고 할 때 인간이라는 존재는 바이러스나 다름없습니다. 지구의 균형을 깨버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생물체이니까요. 그래서 지구가 때때로 자연재해나 감염병 같은 대재앙을 일으켜 ‘인간’이라는 바이러스를 몰아내려고 시도한다는 게 가이아 설의 핵심입니다.
가이아 설에 의하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염병 같은 일은 지구가 수용의 한계점을 초과해 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역시 이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그 전염력과 치사율에 비하면 사망자 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망자가 나왔지만, 1918년에서부터 1920년까지 유행한 스페인 독감이 비공식적으로 최대 1억 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잘 막아낸 셈이지요.
가이아 설에 의하면, 코로나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지구의 노력이고, 코로나를 버텨낸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와 기술로 자연을 거스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에 의해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된 예측도, 그렇게 먼 미래의 예측도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어벤저스〉는 타노스라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들의 11년에 걸친 마블의 사가(Saga)입니다. 그런데 여기 주목할 만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악당인 타노스의 목적이 20년 전 악당들이 목표로 삼았던 세계 정복이나 우주 정복이 아니라는 것이죠.
타노스가 전설의 스톤들을 찾아서 신의 힘을 가지려고 하는 이유는 지구를 비롯한 우주 전체적으로 볼 때 환경에 비해 인구수가 너무 많아져서 그 수를 반으로 줄이기 위함입니다. 안 그러면 모두 다 공멸할 미래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들은 우주의 다른 생물체에는 관심 없습니다. 오로지 인간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싸웁니다. 거시적으로 보면 타노스의 해결책은 역사의 해결책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구가 너무 많아지면 전염병이나 전쟁 등을 통해서 적정 인구가 유지돼왔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결국 히어로들이 타노스와 싸워서 승리하게 됩니다.
참고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