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할까

인류의 발전은 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

by 나름이


지금 미국 전역은 인종 차별 반대 시위로 들끓고 있습니다. 이 반대 시위는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종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이유에서건 차별을 반대하는 시대임에도 어떻게 이런 사건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이 시기에 여러분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바로 『총, 균, 쇠』 입니다.



image_readtop_2020_562176_0_181411_출처_매일경제.jpg



『총, 균, 쇠』는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흑인 친구인 얄리의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문명 발전 정도에 있어 백인과 흑인이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얄리의 물음을 일반화시켜 "인류의 발전은 왜 각 대륙에서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을까?"라고 질문을 확대했어요.


그리고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총, 균, 쇠』를 썼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놀랍도록 간단합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 속도가 다른 것은 바로 총, 균, 쇠 때문이다.’

이렇게 말입니다.




'쇠'의 등장


d6b203ac8a3559b9fce45725db7ed475.jpg



농사에 성공해 풍작이 들면 그해 다 못 먹고 남은 농산물이 발생합니다. 이를 잉여농산물이라고 하는데, 잉여농산물이 재산이 되고, 재산은 곧 계급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잉여생산물 때문에 등장한 비생산 계급들은 기술을 발전시킵니다. 이들은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 데 효과적인 여러 가지 기술들을 연구합니다. 그중에 쇠를 사용해서 농기구를 만드는 것도 포함되죠. 바로 이것이 『총, 균, 쇠』 중 ‘쇠’에 해당합니다. 사실 ‘쇠’는 철기를 지칭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은유적으로 보면 기술을 의미합니다. 잉여생산물 덕분에 생겨난 비생산 계급들의 연구가 기술 발전으로 연결된 겁니다.




'총'의 등장

viking-swords-at-bergen-museum-2.jpg



기술 발전은 단순히 농업 생산성만 개선시키지 않았습니다. 계급과 집단은 곧 국가가 되고, 국가는 조금 더 넓은 영토를 확보하고 농사를 짓고 세금을 낼 국민들을 확보하기 위해 정복 전쟁에 나섭니다. 그래서 발달하는 것이 무기입니다. 농기구를 조금 더 날카롭게 갈면 그대로 무기가 되지요. 그것이 바로 ‘총’입니다.




'균'의 등장


561bdc75dd08957a0a8b4612.jpg 서인도제도에 당도한 콜럼버스



가축화된 동물들은 여러 가지 병원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일찍부터 가축화된 동물들과 함께 삶을 영위한 사람들은 이 균에 내성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유럽인들은 가축들에게서 옮겨지는 균에 내성이 생긴 반면 그 밖의 대륙에 살던 사람들은 이 균에 저항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유럽인들은 의도치 않게 낯선 대륙에 상륙하는 동시에 균을 풀어놓게 됩니다. 그리고 이 낯선 병원균 때문에 원주민들은 떼죽음을 당하지요.


『총, 균, 쇠』에서는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168명의 스페인군을 데리고 8만 대군의 잉카제국을 몰살시킨 일을 예로 듭니다. 사실 잉카의 병사들은 대부분 총에 맞아 죽은 게 아니라 균에 맞아 죽었다는 겁니다. 또한 북미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의 인구 수는 2000만 명 정도에 달했지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한 후 전파한 유럽의 전염병 때문에 100~200년에 걸쳐 약 95퍼센트나 감소했습니다. 이때 유행한 전염병, 그러니까 『총, 균, 쇠』에서 ‘균’의 정체는 바로 천연두입니다. 지금이야 이 병의 정체를 알아내 완치 가능한 병이 되었지만 당시 원주민들에게는 죽음의 병이었던 거죠.





4f73292e7192714ccb81c00c96fa7cb0c1e5244f_2880x1620.jpg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오늘날 인류는 사실 문화적 불평등을 겪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는 부와 그에 따른 풍요로운 문화가 넘쳐흐르고, 또 어떤 나라는 굶주림과 가난이 덮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인종적 우수함이나 DNA의 차별화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은 ‘지리적 환경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 『총, 균, 쇠』가 몇 번이고 강조하는 결론이에요. 바로 이 ‘환경결정론’이 어렵고 산만하고 길기로 소문난 『총, 균, 쇠』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교통이 비약적으로 발달해가는 요즘, 전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이름으로 단일 문화권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세계인과의 거리감은 좁혀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종차별이라든가 다른 나라에 대한 혐오 감정은 그 어느 시대보다 극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어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아닐까 합니다.




참고 도서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로나는 인간에 대한 지구의 심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