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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대 맛집에 숨겨진 어이없는 진실

폭스 팩터를 아시나요?

by 나름이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다시 화려한 햇빛이 우릴 감싸고 있습니다. 길었던 장마 때문에 외출이 어려웠지만, 화창한 날씨+휴가철 시즌이라 외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때마다 우리는 가장 먼저 '맛집'을 떠올리곤 합니다!



9oB6Cfi1_400x400.jpg 출처 : 도서 <너를 만나 삶이 맛나>



세상은 넓고 먹을 곳은 참 많죠. 한국 음식도 많은데, 이제는 전 세계 음식점도 많이 생겨나서 음식을 선택하는 폭도 상당히 넓어졌고요. 늘 '아무거나'를 외치던 분들은 더욱 메뉴를 고르기 어려우실 거예요. 그럴 때마다 저희는 이런 문구에 휘둘리곤 합니다.



전국 제10대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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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흔히 보기 어려운 문구였습니다.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곳들에 한해 붙여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요즘은 어떨까요? SNS 요리 채널과 TV 요리 프로그램의 증가, 음식점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전국 '0'대 맛집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맛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현상. 물론 좋은 음식점이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과연 진짜 손에 꼽히는 맛집인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죠?





'전국 10대 맛집’은 누가 선정했을까?



‘부산 3대 짬뽕집’ ‘서울 5대 빵집’ ‘전국 10대 한정식집’ 등 맛집 순위를 매긴 뉴스나 정보가 TV나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3대, 5대, 10대란 순위는 도대체 누가 정한 것일까?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된 것일까?


솔직히 아무런 근거가 없다.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받아들인다. ‘TV나 신문이 알아서 확인했겠거니’ 여긴다. 막상 이 정보들을 믿고 ‘전국 ○○ 맛집’이라는 곳을 찾아가 보면 생각보다 별로인 경우가 꽤 있다.


많은 언론들이 이런 점을 악용한다. 3대, 5대, 10대란 숫자를 내밀면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냥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일컫는 용어도 있다. 대중의 의심을 여우(?)처럼 잠재우는 힘을 뜻하는 ‘폭스 팩터’다.


출처 : <경제 시그널> 中





폭스 팩터 THE FOX FACTOR


1972년 미의과대학협회 학술대회에서 명쾌한 설명과 풍부한 지식으로 청중을 사로잡은 '마이런 폭스'박사가 알고 보니 교수 역할을 한 배우였다는 사실에서 나온 이 단어는 '진화론적으로 뇌는 계산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뇌도 경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인데요. 복잡하게 계산하려면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기에 비교적 단순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죠.



a56edcaac8c553ddc60c32cd8dd3f2a23ad7a2d3.jpg 출처 : 웹툰 <마음의 소리>



일도 해야 하고, TV나 유튜브도 봐야 하고, 팟캐스트도 듣고, 게임도 해야 하니 기사나 강연에서 제시한 숫자를 하나하나 계산하며 검증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한다. ‘믿을 만한 언론이, 기관이 발표했는데 틀릴 리 있겠느냐’며 그냥 받아들인다. 그래서 매번 폭스 팩터에 당한다.


출처 : <경제 시그널> 中




전국 맛집이란 타이틀 만으로 혹했던 지난날들! 지금부터라도 폭스 팩터에 속아 음식점을 고르고 있는 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입은 소중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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