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어느 날, 헬스장에서 재닛 잭슨의 노래를 들으며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그때 나는 심장 박동 수가 분당 120이 넘는 사람 치고는 이상한 행동을 했다. 자전거를 타다가 적십자에 기부금을 보낸 것이다. 마침 도착한 문자 메시지를 보고 한 행동이다.
왜 그랬을까?
행동을 바꾸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행동을 유발하는 변수가 단 3가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포그행동모형(Fogg behavior model)은 그 미스터리를 풀어줄 열쇠다. 이 모형은 인간의 모든 행동(치실 사용부터 마라톤 완주까지)을 결정하는 3요소와 이들의 상호관계를 간단한 수식과 도표로 표현한다. 포그행동모형을 이해하면 성격과 절제력 같은 측정이 불가능한 요인을 제거하고 인간의 행동을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나아가 이 모형을 활용해 나와 타인의 행동 변화를 설계할 수 있다.
행동은 MAP, 즉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난다. 동기는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욕구’다. 능력은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자극은 그 행동을 하라는 ‘신호’다.
자전거를 타다가 적십자에 기부금을 보냈을 때의 내 행동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행동의 세 가지 요소(동기, 능력, 자극)가 모두 갖춰졌으므로 나는 기부라는 행동을 했다. 하지만 세 요소 중 하나라도 충분하지 않았다면 기부라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세 가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자.
행동(기부하기)에 대한 동기는 강했다. 당시 아이티의 지진 피해는 며칠 동안 모든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정말 가슴 아픈 자연재해였다. 능력은 어떨까? 문자 메시지는 동의 한 번으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만약 적십자가 문자 메시지 대신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 번호를 요청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지갑을 차에 둔 채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었으니 기부(행동)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자극은 어떨까? 적십자가 우편으로 기부를 요청했다면 광고물로 생각하고 읽지도 않고 버렸을 것이다. 자극이 없었으니 당연히 행동도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적십자는 내가 기부할 수 있도록 동기, 능력, 자극을 완벽하게 설계했다. 나에게만 그랬던 건 아니다. 문자 메시지 기부 캠페인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24시간 만에 300만 달러 이상, 한주 동안 2,100만 달러 이상이 모금되었다. 잘했어요, 적십자!
참고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