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뉴프레임코웍스 Mar 10. 2020

대기업은 절대로 포기 하지 않을
것들을 바꿔온 10년

RULE BREAKERS 27.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으면 여기 구석에
조그만 숫자 1이 사라지는거야



2009년 11월 28일은 우리 삶의 변곡점이 된 날이다. 무려 한국에 첫 스마트폰이 서비스되던 날! 나라고 빠질 수 있냐며, 뭔지 모를 충성심인지 허세인지 고집하던 SKT를 내팽겨쳤다. 그렇게 혁신 찾아 KT로 갈아타며 아이폰을 손에 넣었었다.



그렇게 만난 스마트폰은 신세계 그 자체였다. 회사 근처의 모든 커피집 위치는 알고도 남지만, 인근 커피집을 인식해서 알려주는 증강현실앱이 신기하다는 이유로 계속 켜봤다. 괜히 외근 중에는 택시 안에서 이메일에 회신을 보냈다. 그렇게 보낸 이메일 끝에는 email from iPhone 이라는 메시지가 티나게 따라붙었으니까.



오만가지 앱으로 오두방정을 떨며 까불어도 '요금'은 무서웠다. KT가 스마트폰 전용으로 준비했다던 요금제는 기존 '음성통화+문자' 과금에 데이터 비용이 더해진 형태였다. 데이터 비용이란 게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들리던지. 지금처럼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펑펑 틀어놓고 보는 건 꿈도 못꿀 일이었다. 문자 1통도 여전히 30원이었으니까 말이다.



100개도 넘는 앱을 와이파이 존 안에서 사치 부리던 그즈음. 한 친구가 한 어플리케이션을 깔아보라 했다. 그게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친구의 설명은 간단했다. 첫째, 카카오톡은 무료다. 데이터 비용은 눈꼽 정도만큼 든다. 둘째, 이 앱을 쓰는 상대방에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셋째, 이 앱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숫자 1이 없어지며 읽음 여부를 알려준다.



숫자 1이 없어지느냐 마냐는 굉장한 문제였다. 문자와 달리 못봤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차단/비행기 모드로 해두고 읽으면 된다는 주장부터 차단 확인법까지 다양한 해법이 등장했다



무료인 것도 좋았지만, 데이터 부담이 없는 것도 좋았지만, 마지막 그 말! '상대방이 메시지를 읽으면 여기 구석에 조그만 숫자 1이 사라지는거야'라는 그 말은 20대 후반 (연애사업 바쁘던) 내게 심쿵 그 자체로 다가왔다. 그게 나와 카카오톡의 첫 만남이었고, 그렇게 올해 3월에 접어들며 나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된지 10년이 되었다. 




키플레이어를 떨게하는
귀여운 얼굴의 룰브레이커



공짜 문자앱이라는 소문에 문자로 큰 수익을 올리던 통신사가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지금의 타다에 택시 업계가 반발하듯, 통신사들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앱이 문자 서비스를 대신한다며 통신사가 아닌 앱개발사의 불공정거래 행위로 간주하기도 했다. (사실 문자 앱과 메신저 앱은 성격이 다르다.) 신문에 카카오톡 서비스에 반대하는 통신사들의 전면 광고가 게재되자, 들고 일어선 것은 유저였다. 각 통신사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이 테러당하듯 털리든 썰리든 난리가 난 것.



그 이후에도 카카오톡은 몇 번이고 세상을 뒤집어놓고, 그때마다 기존 분야의 키플레이어들은 긴장타게 했다. (해외전화를 포함한) 음성 전화 서비스의 등장에 통신사는 다시 한 번 파르르 떨어야 했다. 은행 시장은 어떤가? 이모티콘과 기프티콘 결제만 되는 줄 알았더니 증권에 적금에 간편결제에 모바일식으로 갖춰두어 편한데다 귀여움까지 갖춘 괜찮은 서비스가 탄생했다. 초기 카카오뱅크 셋팅을 위해 은행에서 파견되었던 모든 직원들이 카카오뱅크 잔류를 선택했다는 해프닝도 제도권 은행의 의문의 1패다. 



모바일과 하나 된 뱅킹서비스의 시대를 알리고, 귀여움으로 모든 것을 제압한 카카오뱅크의 카드. '귀여워서'라는 이유로 압도적인 인기를 끌어 제도권 은행 의문의 1패 추가.




카카오톡 10년은 한 마디로,
'무엇을 불편해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그렇게 카카오톡 10년째.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는 4500만명 수준으로, 전국민이 카카오톡이 창조한 생태계 속에서 일상의 대부분을 해결한다. 국경과 상관 없이 망만 있으면 가능한 메시지, 보이스톡, 페이스톡은 기본이요. 뉴스도, 커뮤니티 인기 게시물도 카카오톡에서 본다. 쇼핑도, 선물도, 송금도, 더치페이도 한다. 더 멀리 갈 필요 없이, 액티브엑스 급으로 귀찮은 온갖 회원가입과 로그인만봐도 카카오톡 덕분에 얼마나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가. 카카오톡의 10년은 한마디로, '무엇을 불편해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가 아닐까.



하지만 뚜렷한 실용성만으로 카카오톡의 10년을 설명하자면, 뭐랄까 서운하고 충분치 않다. 뭐든지 좀 더 편하게, 좀 더 쉽게, 좀 더 부담없이 무언가를 가능하도록 애쓰는 마음.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대기업은 절대로 포기 하지 않을 무언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로 똘똘 뭉친 마음 말이다.



어떤 변화는 기존 공급자의 수익을 무력화시키고, 기존 공급자의 법칙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래서 기존 공급자들은 그 변화를 미워하고, 평가절하하기에 바쁘다. 본인들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을 기꺼이 내려놓은 맨 몸의 룰브레이커를 상대로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럴 때, 룰브레이커를 지켜주는 건 대중 뿐이다. 비록 지금의 카카오는 내가 필요 없을만큼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 마음 오래오래 기억하고 지켜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 그런 마음으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이도록.




* 뉴프레임코웍스 - https://newframe.imweb.me/

*  룰브레이커즈 시리즈는 뉴프레임코웍스가 추구하는 정신을 보여주는 브랜드, 인물, 사건 등에 대해 소개합니다. 뉴프레임코웍스는 일종의 마케팅 프로젝트이지만,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뉴프레임코웍스는 룰셋터(RULE SETTER)의 공식,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룰브레이커(RULE BREAKER)의 정신을 담은 물건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활동을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이 이야기를 보고, 함께 나누고 있다면, 당신도 이미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뉴프레임코웍스 크루입니다.

* 사진출처 - 구글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몰랐던 또 한 명의 존스노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