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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프레임코웍스 Feb 27. 2020

당신이 몰랐던 또 한 명의 존스노우

RULE BREAKER 26. 존스노우


윈터이즈커밍



존 스노우. 열렬하고도 열렬한 팬이 많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등장인물의 이름. 그리고 엄청난 명대사가 있으니, 바로 '윈터이즈커밍(Winter is coming)'이란 문장이다. 고난이 다가오니 준비를 해두라는 의미의 대사. 고난이라니, 요즘의 신종코로나 대유행으로 혼란한 상황이 떠오른다. 어쩌면 요즘의 상황은 윈터이즈커밍보다는 아래 포스터 같은 윈터이즈히어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HBO가 만들고 전 세계의 팬이 들끓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 존 스노우 그리고 윈터이즈커밍 대신 윈터이즈히어. 요즘의 우리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우한폐렴, 신종코로나, 코로나19, COVID19 이름이 뭐든지 간에) 갑자기 우리를 덮친 신종 전염병이 24시간 생중계된다. 안전 안내 문자는 신규 확진자 상황과 동선을 알려주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사용 알림이 공공장소에서 안내방송으로 흘러나온다.



요즘의 상황은 역사 속 그 어떤 때와 닮았다. 1854년에 '윈터이즈히어'를 파헤치던 존 스노우가 있다. 어쩌면 당신이 모를지도 모르는 한 의사의 이야기다.




킬링펌프와 역학조사



1854년 8월 31일,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영국의 런던의 한 구역(소호)에서는 갑자기 수백 명이 사망한다. 처음 3일간 127명이 사망하고, 열흘 째에는 500명이 사망했으며, 결론적으로 총 616명이 사망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영국의 최고 전성기 중 하나였던 이 시대에, 알 수 없는 '역병'이 유행하고 사망이 줄을 잇자 영국은 발칵 뒤집혀버렸다.



원인은 콜레라. 당시 콜레라는 인도의 풍토병 정도로만 알려져 있어, 영국의 의료진들은 콜레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저 당시에는 전염병의 원인인 나쁜 기운이나 공기가 돈다고 생각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숨을 쉬다 병을 얻었다 진단하니,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주민의 3/4가 구역을 떠나버리는 것이 다였다.



나쁜 기운이나 공기를 통해 병이 돈다는 '장기설'을 표현한 그림. 현재는 폐기된 의학 가설 중 하나다.



하지만 주민이 떠난 이 소호 속으로 거리를 누비며 셜록 탐정처럼 파고든 자가 있으니, 바로 '존 스노우'다. 그는 철석같이 장기설을 믿는 기존 의사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병을 바라봤다. 사망자들이 발생한 집을 지도에 표시하고, 그 집의 공통점을 찾으려 애썼다. 이내 그는 콜레라가 브로드 스트릿을 중심으로 퍼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모두가 같은 곳에서 물을 길어다 마셨다는 것이 단 하나의 공통점이었다. '킬링펌프'의 발견, 발병 이후 6일 만에 내린 잠정적 결론이었다.




윈터이즈히어



하지만 장기설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가 없는 게 문제였다. 존 스노우는 기피대상이 된 브로드 스트릿에 직접 걸어 들어가, 킬링펌프에서 물을 길어왔고, 현미경으로 관찰도 했다. 그러나 물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고 세균이 보일 리 만무했다. 



그는 아마도 갈등했을 것이다. 그는 하층민 출신에서 왕실의 진료를 보는 명망 높은 의사의 지위까지 올라간 상태였고, 장기설은 의사라면 누구나 믿는 이론이었다. 지배적인 학설과 속수무책 죽어나간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결국 마음이 이끄는 선택을 하고 만다.



발병 7일째, 콜레라는 진정되고 있었지만 지역 의회를 설득하고 '킬링펌프'에 대한 의심과 이를 폐쇄해보자는 의견을 낸 것. 비슷한 시기에 장기설이 아닌 '손 씻기'를 제안했던 한 의사는 매장되어 정신병원에 갇혔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의 용기는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다.



펌프 폐쇄 이후, 텅 빈 마을에서 더 이상 죽는 사람은 없었으나 펌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놀랍게도 존 스노우의 가설은 일리가 있었다. 인도 무역회사의 선박이 버린 오염된 물이, 열악한 빈민가였던 소호로 정화되지 않고 흘러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 점이 밝혀진 것이다. 존 스노우가 지목한 킬링펌프가 세균 이동의 분수령이었다.



영국의 의사 존스노우. 노동자 계급 자녀 출신으로 장학금을 받고 왕실 진료까지 보던 의사가 됐다. 콜레라 역학조사는 불완전했지만, 용기만은 완전했다.



존 스노우가 진행한 '역학조사' 덕분에, 콜레라는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콜레라가 발생할 때마다 물에서 원인을 찾고, 끓인 물을 마심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상태로 공중 보건 위생과 의학은 발전할 수 있었다. 그가 낸 용기가 구해낸 생명은 셀 수 없다. 그의 용기와 공로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것처럼.



변화는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그 결과는 항상 더 낫다. 똑같은 하루를 살면서,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말이다. '윈터이즈히어', 1853년 존스노우가 낸 용기는 그렇게 현대 역학조사의 기반이 되었다. 존 스노우, 그가 오늘 살아있었다면 그는 코로나를 보며 어떤 접근과 결정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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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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