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첫 번째 서평를 하게된 책은 마쓰다 미쓰히로의 '청소력'이다. 2019년에 미처 버리지 못한 미련 꾸러미들과 자질구레한 걱정과 고민, 불안과 우울들을 버리기 위해 택했다. 근데 웬걸 진짜 청소 책이었다. 청소에 힘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사업과 관계의 문제, 꿈의 실현 등 인생에 자리한 여러가지 고민거리나 문제해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저자는 이 힘을 '청소력'이라 칭하며 그 효과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 당신의 인생에 만족하고 있습니까? 방은 깨끗합니까?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입니다.' 당신의 마음 상태, 그리고 인생까지도 당신의 방이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저분한 집만큼이나 우울하고 안 풀리던 시절 우연히 한 선배가 방문해서 '사람도 집도 꼴이 말이 아니다'며 깨끗하게 청소를 해주고 갔는데, 그때 에너지가 생기는 묘한 희열감을 느낀 저자는 어느덧 중소기업 환경 정비 컨선털트로서 '청소력'을 도입한 독자적인 기업 발전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청소력연구회'의 대표가 되었다.
<인생의 마이너스를 없애는 청소방법> #환기#버리기#오염제거#정리정돈 그리고 뜬근없이 #볶은소금잉?� 볶은 소금은 예로부터 부정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며 방안에 남아있는 부정의 기운을 위해 방 구석구석 뿌렸다가 청소기로 빨아들이란다...... 놀랍도록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꼭 실천하라고 강조까지 하신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볶은 소금 래시피..ㅋㅋㅋㅋㅋ 초장에 덮으려다 웃겨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기대했던 뇌과학이나 행동심리학에 관련한 과학적인 근거가 너무나 빈약하다. 저자는 학자보다는 스님에 가깝다. 마쓰다 미쓰히로는, 빚더미에 허덕이며 심한 우울감과 자책에 빠져있던 어느 고객에게 '그 모든 것을 해결해줄 돈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드리지요' 하며 걸레를 건넨다. 일그러지는 내 얼굴만큼이나 걸레를 건네받은 사람도 황당했으리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지그재그로.. 인생을 플러스로 이끄는 손걸레질의 방법이 무려 세 가지나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ㅋㅋㅋㅋ
지금의 신경과학자와 행동 심리학자들이 '청소'라는 행위가 가질 수 있는 효과(이를테면 명상, 마음챙김, 운동, 환경조성, 볶은 소금의 유익한 성분이라든지..)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있음에도 이 책은 게을렀다. 청소를 찬양하는 책이 게으르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청소를 하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효과는 부정할 수 없기에 마냥 아쉬운 책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다.
새해 아침부터 환기를 했다가. 매서운 겨울 공기에 3분쯤 버티었을까 머리가 띵했다. 곧 맑아지는 거 같더니 에취 재채기를 하였다. 에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