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난중일기
jazz of falling 퇴고작
by NFT explorer 허마일 Nov 25. 2019
애타는 난중일기
펑
선방을 날리는 바람의 어설픈 공격에 여름의 웅성거림은 바스라지지 않았다
푸른 현의 나팔이 울려도 키를 내팽기치고 주정 부리는 풀벌레, 마구잡이로 북을 두들기는 하천까지
믿지 말았어야 할 오합지졸이 만드는 삐걱거림에
그토록 욕망했던 끈적한 배가 뒤집혔다. 재난이었다
나는 죽지 않았다. 침몰하는 어깨들을 보면서도 나만은 버티며 기다렸다
실수 없는 시간의 밀물과 썰물을, 달빛과 노을의 소용돌이를
너를 쓰러뜨릴 한방의 코리올리 화포를
그때였다. 기지개 켜는 가로등 앞에서 으스러지는 폭죽들이. 나보다 간절한,
하루 살이의 처절하고 아름다운 몸짓이 그녀를 낚아챘다
제기랄 것들, 빨리 죽어버리라지
언젠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너의 약점을 보았음에도
겁에 말라비틀어진 입술은 역공을 못 하였다
승자 없는 중랑천. 이 망할 전쟁터에 봄은 올련지
괜히 너 따라 발가락들을 이리저리 괴롭히다가
나를 비웃추는 어린 달과 눈이 마주쳤다
뭘 봐 이 새끼달아
싸움이 끝나서야 난폭해진 주둥아리가 한심한 밤
오늘도 패배했지만 나는 죽지 않았다
저 어둠 으슥한 사이사이에 우리가 뒹구는 돛단배가 아직 열 두 척이 남아있다
-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