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수 전광판의 숫자가 바뀌자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듣습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도 됩니다. 지금 생각하는 그 방식이 아니라면 말이죠. 대다수의 사람이 이 질문 끝에 '개별 종목 대박'을 꿈꾸지만,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자신의 운을 시험하는 도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것도 코스피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차트의 점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들이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달려온 결과물입니다.
대한민국이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까요? 경제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지향점입니다. 따라서 코스피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떤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에 내 자본을 합류시키겠다는 가장 겸손하고도 당연한 의사결정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꼭 이런 이들이 있습니다. 카지노 사업이 너무 잘돼서 매상이 폭발한다는 소식에, "카지노에 돈이 많아졌으니, 내가 따와야지!!!" 하면서 카지노 회사의 주식을 사는 대신 직접 카지노 테이블에 앉아 칩을 던지는 사람들입니다.
시스템이 돈을 버는 구조를 뻔히 보면서도, 굳이 그 시스템과 싸워 이기겠다는 '자의식 과잉'에 빠지는 것이죠. 개별 종목 투자로 시장 평균보다 더 벌겠다는 욕심은, 카지노 매상을 올려주는 '도박사'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신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시스템을 이길 수 없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은 곧 기회의 횟수입니다. 1억을 가진 이에게는 100번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100억을 가진 자에게는 10,000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단 한두 번의 승부에서는 개인이 운 좋게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투자는 끝이 없는 무한 반복 게임입니다. 결국 기회의 횟수가 압도적인 쪽이 승리하게 되어 있으며, 그들은 심지어 정보와 조력자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목표 금액도 없이 그저 더 많은 이익을 쫓는 개인이 이 싸움에서 살아남아 수익을 보전할 확률은 구조적으로 제로에 가깝습니다.
코스피가 75%나 폭등하는 황금기에도 시장의 평균 수익률조차 따라가지 못한 종목이 전체의 88%에 달했습니다. 주식 종목 둘 중 하나는 은행 예금에 넣어두느니만 못한 성적을 거뒀고, 전체의 44%는 아예 원금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극소수의 대박 종목을 보며 환상에 젖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이 손에 쥔 종목이 은행 이자보다 못한 절반의 쓰레기에 속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더욱 황당한 모순은 "코스피가 어느 정도 올랐으니 이제 팔고 다른 투자처로 가서 수익을 보겠다."는 생각에서 나옵니다. 판다는 것은 본인이 하락장을 예측했다는 뜻인데, 여기서 아주 근본적인 반문이 생깁니다. 코스피가 2배나 오르는 불장에서도 절반 가까운 종목이 마이너스였는데, 하물며 지수가 떨어지는 장에서 홀로 오를 종목을 찾아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시장 전체가 우상향할 때도 실패할 확률이 88%였다면, 하락장에서 승리하겠다는 다짐은 어불성설을 넘어선 망상입니다.
그러니 "나도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진짜 답변은 이렇습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싶다면 우선 코스피 200 ETF부터 사십시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성장에 베팅하여 시장이 주는 수익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법부터 배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러고도 남는 소액으로 개별 종목을 해보십시오. 어느 쪽 수익률이 더 좋은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비로소 자의식의 안개가 걷히고 투자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시장을 맞히려 들지 말고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겸손함만이 당신의 자산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입니다.
시장을 이기려는 오만을 버리고 시장의 등에 올라탈 때, 비로소 자본은 기회가 되고 투자는 일상이 됩니다. 결국 투자의 성패는 얼마나 똑똑한 종목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자의식을 잘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