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돈은 위험하고 번 돈은 안전하다.
직관이 이끄는 선택에 투자해도 될까요?
우리는 언제나 투자에 신중하고, 남의 말에 현혹되어서 쉽게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조심해도 투자를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투자는 아무리 신중해도 위험한 것이거나 혹은, 우리가 의미 없는 조심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투기는 사전적 정의보다 부정적인 어감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합리적 선택으로 한 것은 투자이고, 비합리적인 과대한 수익이나 낮은 확률을 기대하는 것은 투기라는 구분이 우리에게 더 익숙합니다.
그래서 ‘투기 손실’은 질타를 하지만 ‘투자 소실’은 용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투기를 한다면 투자보다 위험할테니, 더 경계하고 조심할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투기를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투자 버블’도 상황이 지난 후에 투기였다고 평가가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직관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나, 좀 더 수익이 나는 선택,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 등 언제나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은 경험에 의해서 직관적이고 빠르게 일어납니다.
이런 우리의 직관을 돌아보기 위해 책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던 질문 중에서 일곱 개를 골라봤습니다. 기억 속에 있던 맥락으로 재 구성한 것이라 출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답을 제시하는 문항이 아니라 나의 투자 성향을 돌아보는 MBTI테스트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난센스가 아니에요, 문항에 없는 답은 곤란해요.)
다음에 제시되는 7가지의 게임에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을 고르세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간단히 메모를 하여 설명과 자신의 성향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게임 1. 반드시 둘 중 하나의 게임을 해야만 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A.'4번 중 3번은 100만원을 따는 게임' vs
B.'무조건 70만원 따는 게임'
게임 2. 반드시 둘 중 하나의 게임을 해야만 합니다.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A.'무조건 70만원을 잃는 게임' vs
B.'4번 중 3번은 100만원을 잃는 게임'
코인토스 - 동전을 던져서 앞뒷면을 맞추는 게임입니다.
반복적으로 쓰는 편의성을 위해서 coin-toss로 사용하였습니다.
게임 3. 나는 100만원이 있습니다. 상대는 1억원이 있습니다.
1만원짜리 코인토스를 하시겠습니까?
게임 4. 나는 10만원이 있습니다. 상대는 1억원이 있습니다.
1만원짜리 코인토스를 하시겠습니까?
게임 5. 나는 1만원이 있습니다. 상대는 1억원이 있습니다.
1만원짜리 코인토스를 하시겠습니까?
게임 6. 1만원의 복권 어느 것을 구매하시겠습니까?
A. 50% 의 1만원
B. 0.001%의 1 억
C. 0.0001% 의 4억
게임 7. 나는 100만원이 있습니다. 코인토스게임에서 앞면이 연속으로 23번이 나왔습니다.
24번째는 어는 쪽에 얼마를 베팅하시겠습니까?
기대수익은 이런 문항을 답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로서, 각 선택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하여 합리적인 비교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우리의 ‘직관세계’에서 합리적선택이 '절대적인 진리'는 아닙니다. 실제로 기대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직관이 더 나은 결과를 주기도 합니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으면 틀린 선택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의 모순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1. A. '75만원 기대수익' VS
B. '70만원의 기대수익'
기대수익면에서 A.75만원의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 결과에서 70만원을 B와 수익을 못 얻은 A가 있다면, 어느 선택이 합리적인 것일까요?
현실에서는 많은 경우 A의 무수익자보다 B의 70만원의 성과가 찬사를 받을 것입니다. 비약하자면, 현실에서는 수익을 얻지 못 한 투자는 합리적이지만 실패한 선택인 것입니다.
다만, 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면 '75%의 100만원'을 선택하는 A가 유리합니다.
게임 2. A. '70만원의 기대손실' VS
B. '75만원의 기대손실'
게임 1. 과 같은 방식으로 A.70만원의 손실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무손실 B가 70만원을 손실 본 A보다 찬사를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위험하지만 성공적인 선택을 한 B를 비합리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 게임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면 A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게임 2. 의 선택이 게임 1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선택은 손실 중인 주식투자에서 특히 흔한 상황입니다.
손실 중인 종목을 손절을 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 많은 경우가 원금회복에 대한 가능성으로 손절을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기다려서 원금이 회복된 경험도 있다면, 25%의 확률의 무손실은 합리적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것이 됩니다.
손실 중에 우리는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까요?
현실에서 보상을 잘 얻은 선택을 추대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게임 1에서 100만원을 딴 사람이나 게임 2에서 손실을 보지 않은 사람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합리적이었던 것입니다. 즉, 일회성 투자에서 결과를 무시하고, 기대수익만으로 선택의 합리성을 판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투자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론적 합리성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게임 3. 나는 총 100번의 기회로 10,000번의 기회와 경쟁을 할까?
게임 4. 나는 총 10번의 기회로 10,000번의 기회와 경쟁을 할까?
게임 5. 나는 총 1번의 기회로 10,000번의 기회와 경쟁을 할까?
게임 3,4,5는 지속적 투자에 대한 직관을 생각해보기 위한 문항입니다.내가 가진 돈을 ‘투자가능 횟수’로 치환하여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지속성을 생각해 본다면, 4와 5번의 경쟁은 조심해야 합니다. 성공의 경우 자산이 10% 혹은 100%가 늘어나겠지만, 기회비용이 너무 큰 투자입니다
하지만, 단 1번에 모두를 잃을 수 있는 선택을 하여서 낮은 확률의 큰 수익을 얻었다면 세상은 그 영웅담을 부러워할 것입니다. '큰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겪언도 가볍게 들리지 않습니다.
투자를 시작한 사람의 꿈이 ‘100만원으로 매달 10만원 수익’인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직관은 월 10%의 높은 수익률보다 매달 10만원이라는 금액이 작게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게임 6. '5천원'. VS. '1천원'. VS. '4백원'
기대수익면에서 비용보다 기대수익이 낮은 복권을 사지 않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사야 한다면, ‘50%확률의 선택’이 기대 수익이 - 5천원으로 손실이 가장 적으므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나요?
우리의 직관이 확률보다 보상금액에 더욱 가중치를 두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어차피 낮은 확률이라면, 좀 더 높은 보상의 복권을 사는 현실이 ‘합리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우리의 직관은 일정 수준 이하의 확률은 모두 '희박하다.'로 동일하게 여기고, 높은 보상금액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인생역전을 위해서 같은 비용을 썼다면, 더 큰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쪽이 것이 저는 좋습니다. 그러니, 저는 1/8,145,060 의 로또보다 1/292,201,338의 파워볼을 사는 것이 낫다는 직관이 현실에서 틀렸다고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게임 7. 24번째의 동전 확률도 5:5입니다.
"직관을 통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오로지 올바른 조건에서 직관을 적용했을 때만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올바른 조건이란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단순하고 안정적인 상황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이런 올바른 조건이 갖춰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융시장에서처럼 정신없는 곳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규칙은 머피의 법칙뿐인 것 같다... 투자할 때 직관에 기대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 Jason Zweig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투자와 비이성적마인드 중 발췌
로또보다 희박한 확률로 연속해서 23번의 앞면이 나왔다면, 다음 24번째는 희박한 확률을 조정하기 위해 뒷면이 나올 것 같은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가 일어납니다.
게임 6의 경우에는 5:5의 확률의 대표성에 큰 의미를 두어서 ‘23번의 앞면’이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코인토스를 수백만 번으로 횟수를 늘리면 앞면과 뒷면의 횟수는 5:5에 가깝게 일어나겠지만, 그 안에서 23번의 앞면은 독립적 사건의 나열일 뿐입니다. 동전은 24번째에도 이전 사건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성의 오류에 의해서 뒷면을 선택했더라도 상금 받았다면, 현실 세계는 그 선택과정의 오류는 상관없이 상금을 받은 선택이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결과가 중요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택의 이비를 합리성에만 둘 수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제이슨 츠바이크의 '직관이 올바른 조건에서 작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에 공감한다면, 우리가 합리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직관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록 합리적이 선택이 우리에게 꼭 수익을 주는 것은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투자활동을 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투자에 관한 조언을 할 때면, 의뢰인과 '사건 발생의 확률'과 '보상금액'에 관하여 상의하고 기대수익을 비교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의뢰인에게 저의 조언은 틀린 것이되고, 간혹 있는 낮은 확률의 보상에게 폄하 되기도합니다.
그럼에도, 누군가 조언을 구한다면 여전히 기대수익에 근거한 합리적 선택을 할 것입니다. 투자는 다음 선택을 위해 논리적 기반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의 결과가 수익의 판정외에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과정으로 쓰이면 모두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일을해서 돈을 땄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간혹 투자에서는 돈을 땄다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는 그것이 투기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