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관광지의 이국적인 느낌과 여유로움에 마음이 뺏겨서
제주도로 이주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만
제주도 생활이 5년쯤 지나니까..
제주도라는 곳도 놀러 오는 사람에게는 관광지이지만,
거주하는 사람에게는 일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가까운 곳에 바다를 두고 서울과는 다른 날씨와 공기로 생활의 기본 값은 바뀌었지만
관광을 할 때 가 본 맛 집이나 명소라는 곳이
서울 사람에게 남산타워, 용인 사람에게 에버랜드처럼
가까이 있지만 자주 가는 곳은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제주에서 유명한 맛 집이라는 것이 제주만의 토속적인 음식이어서가 아니고,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제주도의 사진 맛집인 것 같아서 굳이 맛 집을 찾아가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멀리서 친구들이 여행을 오면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이고 싶기도 하니, 제주에서 먹을 것을 고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크지 않은 대한민국이고, 당일 배송의 생활권, 같은 문화의 제주에서 특별히 음식이 only in jeju라는 것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제주에서 뭘 드실지 고민하실 때 참고하시도록
제주만의 특색이라기보다 상업적인 음식적인데 맛이 좋아서 찾아가는 곳을 몇 군데 기록해 보았습니다.
제주시에서 거주하다 보니 제가 기록한 곳은 데이트 사진 맛집보다는 가족이 8살 여자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먹는 곳입니다.
국수 : 삼대국수회관 - 외관이 허름한데 청결도는 저희 집보다 깨끗합니다. 탁자에 끈적임도 없고 수저통에 물 때 하나 없을 정도이니, 음식의 깐깐함은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의 돈코츠 같은 육수의 국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취향입니다. -주차는 주변 공용을 이용합니다.
소고기 : 다원우 - 정육식장인데, 고기가 육지에서 잘하는 소고기집처럼 부드럽고 신선합니다. 이 집도 청결하고 친절합니다. 육사시미나 육회를 저렴하게 판다는 인스타 유명 맛집보다 훨씬 질과 맛 가격이 좋습니다.
간혹 공항근처에 큰 매장의 고깃집들이 있는데, 가격도 비싸고 무엇보다.. 안 깨끗해요.. 공항 근처의 대형 고깃집들은 매번 후회했는데, 이 집은 좀 멀어도 종종 갑니다.
돼지고기 : 명품정육식당 - 이 집도 물컵에 물 때가 없고 탁자에 기름때가 없는 집입니다. 청소가 이 정도면 고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볶아 주시는 볶음밥이 최고입니다. 소고기도 맛있긴 한데, 저는 돼지고기를 먹으러 이 집을 갑니다.
숙성돼지고기 : 제주고집 - 공항 근처는 관광객을 위주로 하는 것 같아서 잘 찾지 않은데, 이 집의 숙성고기는 맛있어서 종종 갑니다. 전체적으로 맛이 좋은데 젊은 분들이 친절한 서빙을 하는 편을 아닙니다. 그래도 주차도 편하고 맛이 좋아서 아이와 함께 갑니다.
장어(히츠마부시) : 털보네 - 간단하고 깔끔한 장어덮밥을 좋아하는데, 육지에는 많겠지만 제주에는 여기뿐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유명한 '고옥'보다도 이 집이 깔끔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빵 : 함덕 오드랑 - 육지에는 유명한 빵집이 각 지역에 가까이 있는데, 제주에는 생각보다 드물어요. 제주에는 특별히 인스타용 빵집들이 많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인 빵조차 맛있기로는 여기가 뭘 골라도 맛있습니다.
족발 : 함덕 족발스런 - 쫀뜩하게 양념과 함께 삶아진 콜라겐이 함께 온 뼈마저 물고 빨게 만듭니다. 부드러움과 녹진한 맛이 이 집은 육지의 다른 집과도 구분이 가는 온리인제주인 것 같습니다.
함덕도 겉은 깨끗하고 이름도 유명한데, 함정카드 같은 집들이 은근히 많아요. 특히 흑돼지구이집이 함정카드가 많아요. 혹시 함덕에서 돼지고기구이를 드신다면.. '그때 그 집 함덕'이 개인적으로 제일 나았습니다.
한식 : 회춘 - 고등어구이 생선찌개 등 한식으로 구성된 식당입니다. 묵은지로 잘 끓여진 생선찌개가 희소한 메뉴는 아니지만, 분위기와 맛의 정간함이 좋습니다.
함덕에 있던 가게가 주차는 불편해도 구옥을 리모델링 한 곳이라 사진 맛집이기도 했는데, 이전을 한다고 하네요. 이전을 해도 찾아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제가 잊지 않도록 기록할 곳이 좀 더 있어서 다음에 또 적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