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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기 딱 좋은 날이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월스트리트의 유명한 투자자였던 조 케네디(Joe Kennedy)의 유명한 일화로 구두닦이 소년이 그에게 주식투자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을 듣고 케네디는 구두닦이 소년마저 주식에 손을 댈 정도면 모든 사람들이 주식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므로 주식시장의 상승이 끝자락에 와 있다고 판단해서 갖고 있던 모든 주식을 처분했는데, 곧이어 1929년 10월 미국 대공황(Black Thursday, Black Monday and Black Tuesday)이 터졌고 그는 대폭락을 모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여부가 불명확하지만, 대중적으로 익숙한 일화입니다.


그래서, 주식에 관심이 없을 것 같은 사람조차 주식 종목에 관해서 전문가처럼 말할 때가 주식이 과잉되었단 신호(shoeshine boy signal)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구두닦이가 아닐까?


우리는 주식이나 투자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가 주식을 시작한 것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변의 주식 성공담들이 우리를 투자자로 이끌었죠.

주식을 사고 나서도 주식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사고팔면서 수익이 나곤 했으니까요. 그렇게 경험으로 배운 지식과 용어로 누군가에게 주식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우리가 구두닦이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은 따로 있지만, 마음은 투자자가 되어버린 구두닦이입니다.


우리가 사고 싶을 때가
투자자들이 팔고 싶을 때 


케네이의 일화가 지금과 다른 점은 주식 가격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 투자자들은 자기 것을 팔기 위해 우리가 사고 싶어 지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투자자들의 예측과 기대가 주식의 가격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구두닦이들의 희망과 욕망으로 가격을 만듭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어떤 주식을 사든지,
구두닦이들의 희망을 자극하여 가격을 만들면 됩니다.


일주일 전에 대한민국에 유전의 기대를 대통령이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고 가스공사 주식에 사 모으면, 다들 미친놈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파산(워크아웃) 결정이 눈앞이라는 종목의 주가가 오르고, 그것을 기대감이라고 표현하던 기사 이후 50일만에 상장 폐지로 거래가 안 되는 종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우리 구두닦이들은 언제 주식을 사?


우리가 사면 가격이 오르고 그렇게 오른 가격에 투자자들은 팔아버린다면, 투자의 본질은 내가 주식을 구두닦이들이 사고 싶게 만드는 입니다. 그런데, 우린 구두닦이들이 사고 싶게 만들 능력이 없어요. 그리고, 내가 사고 싶어질 주식을 내가 사고 싶기 전에 산다는 것은 순환 논증의 오류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투자에서 수익을 얻을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식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구두닦이들이 사고 싶어지는 뉴스에 구두닦이답게 사서, 하루 만에 팔아버리고는 다시 쳐다보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어요. 마치 낚시의 미끼의 맛만 보고 달아나는 물고기처럼 매매를 하고, 다시 돌아와서 물어버리는 두 번 걸리는 물고기가 되지 않도록 예민할 수 있다면 투자를 할 수 있을지 몰라요. 자만하면 안 돼요. 우리가 스스로 예측하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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