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코스피가 떨어진 게 뭐가 문제야?

양두구육님께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가상 사연입니다.

야. 마. 이시키야. 어?
그거 좀 올랐다가 떨어질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내 잘 못이야?? 어?
그거 뭐? 어?
하... 나참.. 어?

니들이 지랄하니까 술맛 떨어진다. 야. 어?
KOSPI 그거 세금 많이 걷으니까 그런 거야.
지금 내가 세금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허.. 나참...

그... 서킷브레이크? 알아. 그것도 세금 때문이야.
기업인들 더 세금 깎아주고,
주식하는 사람들 세금 더 깎아주고 그래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그런 거 아니야?

이 와중에 미국은 금리가 내린다는데,
의회에서 이새키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케케케케케케

지방에서 '양두구육' 님의 사연이었습니다.

양두구육님이 술을 많이 드신 것 같은데, 우리말도 잘하는 것을 보니 주인이 술도 따르고 카톡도 잘하는 분이신 것 같네요.

그런데 양두구육님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주가가 떨어진 것은 우리나라의 세금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이 상황의 원인과 현상에 대해서 개님이 이해할 정도로 간단하게 비약해서 알아볼까요?


1.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지금보다 돈을 빌리기 쉬워져서 경제(증시)가 활성화될 줄 알았는데 미국의 증시가 떨어졌어요.


미국은 지난 20년간 경제를 살리겠다고 금리가 낮췄던 탓에 너무 높아진 물가를 잡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22년 3월에 기업들은 조금 힘들어져도 1달러의 가치가 올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2년 6개월이 지나서 이제 물가가 어느 정도 잡혔다고 판단한 연준(50개 주 연합으로 돈관리를 준비하는 기구)은 8월 1일 우리나라가 기대하던 금리인하를 9월에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표현했어요.

9월에 다시 대출이 쉬워질 예정이다.

그날은 미국 기업의 실적도 좋았다고 발표하고, 대출이 늘어나면 기업이 돈을 쓰기도 좋을 테니 미국 증시는 상승을 했죠. 우리나라도 로또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다시 바람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인 8월 2일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알리는 지수(비농업고용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예상보다 일자리가 더 적게 창출되었다. 즉, 경기가 예상보다 더 안 좋았다.)되고 미국 증시는 급격하게 하락을 했습니다.


불황이라서 금리를 올리기로 했는데,
미국 하락이 깊어지다.


8월 2일의 뉴스에서는 9월에 미국 금리를 올리기에 명분이 좋은 상황이 굳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8월 5일 대한민국의 KOSPI는 더 떨어지지 말라는 거래 강제 멈춤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될 정도로 하락을 했어요.


2. 경기가 나쁜 것을 살리기 위해서 금리를 내린다고 했는데, 왜 더 경기가 안 좋아졌지??


정확한 분석도 없고
논리적인 예측도 없이
급락하는 상황


분석

ㄱ. 자동 거래 프로그램이 일정 지수 이하에서 손해를 줄이기 위해 다량의 매도가 나왔을 것이다.

즉, 실제로 경기가 이렇게까지 하락할 상황이 아니어서 미국의 금리 인하는 결국 우리나라 증시를 올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출 금리도 낮출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는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5배 정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올린 이후 한국의 금리는 3.5%로 오히려 5.5% 수준의 미국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대형은행보다 이자를 5배를 더 줘야 하는 작은 은행이
대형은행 절반의 이자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은행이 이자를 낮춘다고 따라서 낮추는 것은 경영을 포기하는 꼴이지만,
왠지 우리나라는 미국 따라서 금리를 낮출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2년 자료 이후 한미 금리 역전을 다룬 기사가 없는 것도 놀랍습니다.



ㄴ. 미국이 금리를 내리 리겠다고 발표한 날 일본은 금리를 올렸다. 엔케리자금의 청산이 이뤄진다.

이자가 낮은 일본에게 돈을 빌려서 다른 나라에게 투자를 하던 '엔케리트레이드' 자금들에게는 엔화의 이자가 오르고, 달러의 이자가 낮아지면 수익이 줄어들거나 혹은 거의 없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졌어요.


달러를 팔아서
엔화를 사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이 상환될 때마다,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의 증시가 폭락하면서 우리나라에 경제적 위기가 있었습니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대규모 엔케리트레이드의 상환이 있었고,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미국의 기준 금리를 인하면서 엔케리트레이드의 상환이 일어나고 한국 코스피지수는 50% 넘게 하락을 했었습니다.


세금 혹은 KOSPI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투자 위축이 증시를 떨어트린 것이 아니라 엔케리트레이드자금의 청산이 달러의 가치를 폭락시키면서 우리나라의 증시를 멈추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두구육님이 아직도 술이 깨지 않으신 것 같은데, 이 내용을 이해하실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은 됩니다. 개님이 윽박을 지르고 격분을 하시는 것으로 상황이 나아지면 좋겠지만, 섣불리 금리를 낮추는 것을 지지하면 정말 우리나라 경제도 개같이 될 수 있어요.

개님에게는 어려운 말이 다 개소리로 들릴 수 있으니, 짧은 질문과 함께 설명을 줄여야겠어요.


엔케리가 터지면
사무라이 채권이란 명분으로
일본에게 빌린 700억은

엔화상승, 원화 하락으로
얼마나 큰 빚이 되는 걸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저도 주식을 해도 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