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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의 배당금은 계약된 약속이 아니야.

밥캣의 배당금을 합법적으로 독식하는 두산

오랫동안 배당을 늘려와서 믿을만하고,
배당성장률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당받는 금액이 많이 늘어나게 되어있어요.


아니야!! 배당은 절대 미래가 정해진 약속이 아니야!!


올해 3%의 배당을 줬어도, 내년에 얼마를 줄지 모르는 것이 배당이야.

배당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적금의 이자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돼.

내년의 배당을 기대를 할 수는 있지만, 확정적으로 기대를 하면 안 돼. 모든 배당주가 그래.

주식의 가격에서 그 무엇도 내일을 확정하는 것은 없어. 모두가 예측의 근거일 뿐이어서, 그 예측을 확정적으로 기대하면 잘못된 계획이야.



1조원의 배당을 준비하던 '두산 밥캣'의 배당지분을

합법적으로 독식한 두산




버는 돈은 많아도 배당은 1주당 800원 수준이었던 두산밥캣은 회사에 7조원이 넘는 현금을 유보해 두었어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합이 회사에 저장한 유보금(달러)입니다.

밥 캣을 지분을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당연히 회사에 유보금이 많다는 것은 추후에 배당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거나, 회사에 재투자를 예측하여 주가상승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더욱이 작년에 밥캣은 배당을 할 수 있는 돈 1조원 가량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조원의 이익잉여금 전입 - '밥캣' 제무재표 발췌


그런데, 두산이 밥캣을 인적분할과 합병을 거치면서 두산 밥캣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지분을 바꾸었어요.


1. 밥캣을 가지고 있던 에너빌리티를 쪼개서 '기존 에너빌리티'와 '비상장 에너빌리티'로 만든다.
2. 가치평가가 안 되는 '비상장 에너빌리티'에 밥캣을 준다.
3. '두산 로보틱스'와 '비상장 에너빌리티'를 합병하여 새로운 '두산 로보틱스'가 '밥캣'을 갖게 한다.

적자 기업 '두산 로보틱스'는 7조원의 '밥 캣'을 소유하게 되었다.

 

기존의 구조에서 두산 밥캣이 1조원을 배당하면 약 54%(약 5,400억)이 일반투자자 몫이고, 약 46%가 이전의 에너빌리티의 몫이 됩니다. 그리고, 에너빌리티의 몫 중 약 70%(약 3,400억)는 기타 투자자의 몫이고, 두산은 약 30%(약 1,200억)만 받을 수 있었다.  즉, 1조원 중 약 70%(약 8,800억)은 기타 투자자의 몫이었다.

그런데, 새로 바뀐 구조에서 두산 밥캣이 1조원을 배당하면 두산은 약 42% (4,200억)을 가져가고, 기타 투자자는 약 58% (약 5,800억)을 가져갑니다.


두산은 합법적인 인적분할과 합병으로
배당금이 1,200억에서 4,200억으로 늘어났다.
늘어난 3,000억은
이전 구조의 일반투자자의 몫이었다.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지분의 변동으로 배당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배당주의 현실입니다. 계획했던 배당금이 변동하거나 예상과 다른 배당지분의 변화는 드문 일도 아닙니다. 따라서, 주식의 배당을 장기적인 계획으로 넣는 것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옳지 않은 계획입니다.

물론, 해외의 경우에 배당의 지분을 이렇게 기괴하게 변동하여 배당금을 갈취하는 일은 없지만, 배당을 얼마나 할지는 경제 상황에 따른 기업의 판단이므로 배당을 적금의 이자처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여전히 배당주의 투자를 노년의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야기하는 잘 못 된 정보들이 많아서 두산의 배당금 독식사건으로 배당에 대한 과도한 신뢰를 재고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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