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계획하고 보낸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에요.
아침부터 일과가 끝날 때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고,
얼마 없는 남은 시간마저 계획을 하고 보낸다는 것은 스스로를 구속하는 것 아닐까요?
일과가 끝나고 돌아오면 밥 먹고 잠을 자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부족한 하루를 계획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삶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겠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느껴질 자책감이 삶을 더 핍박하게 만들 것 같아요.
그래서, 효율적이라도 부담스러운 계획보다 자유로운 무계획을 살고 싶은데...
저는 부자가 될 수 없는 걸까요?
-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이 빠삐용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빠삐용님.
목적이 부자라면 계획에 얽매이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계획을 잘 세워서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못 들어 보셨죠?
'주식으로 부자 됐다.', '코인으로 부자 됐다.'처럼 세상 온갖 방법의 부자 영웅담은 들어 봤어도, 체계적인 계획으로 부자가 된 이야기는 못 들어 보셨을 거예요. 저도 재무설계를 취미로 한지 15년이 넘도록 계획으로 부자 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없거든요. 물론 제 개인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부자가 되는 것과 계획적인 삶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으니, 계획 없이 자유롭게 사는 것에 대해서 부채감을 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참고로 부자가 되는 방법은 하나예요.
수입을 늘리는 것이에요.
일반적인 수입의 우리들은 결코 절약과 저축, 계획으로 수입을 늘릴 수 없습니다.
고통스런 절제와 굉장한 상품으로 부자가 될 계획을 했다면 사기이거나 상술이니 현혹되지 마세요.
부자만이 의미가 있는 목표가 아니에요.
삶을 좀 더 효율적이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계획은 필요합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재무적으로 계획을 만든다는 것이 '목표', '계획', '희망'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서 '1년 준비로 서울대 합격'을 계획에 적어도, 이 결과는 희망일 뿐 계획은 아닙니다.
하루에 교과서 1장을 암기할 행동은 계획이지만,
100일 남았으니 하루에 1점씩 올리겠다는 것은 계획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단어를 조금 구분해서 살펴보자면 행동 통제는 계획이고, 결과 목표는 희망입니다.
계획으로 행동을 통제할 수는 있어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어요.
따라서 예측이 가능한 결과를 목표로 하는 행동 통제는 의미가 있는 계획이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결과를 목표로 하는 계획은 무의미한 계획인 셈입니다.
연 2.5%의 수익률로 10년을 계획한다. - 다소 수익률이 높지만 의미 있는 계획
연 10%의 수익률로 10년을 계획한다. - 운이 좋으면 이뤄질 수는 있어도 의미는 없는 계획
저축과 절약은 우리가 계획으로 통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내일 1%의 수익을 얻고, 다음 날도 1%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결과는 계획이 될 수 없는 것이죠. 예측이 가능한 결과를 만드는 계획만이 의미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부자라는 결과를 위해서 절약과 저축의 계획을 만들려 해도, 예상이 가능한 수익률로는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따라서 희망 수익률이 적금의 이자를 넘어선다면 그것은 희망이지 계획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소비를 줄이고 아껴서 매달 50만원을 저축을 만들었다고 가정을 해 볼게요.
이자가 높아서 3% 정도일 때 14년 정도 걸리고 원금은 8400만원, 이자는 1600만원입니다.
세금을 제외하면 50만원 14년을 모아도 1억이 조금 안 되겠네요.
더 악착같이 줄이고 아껴서 100만원으로 저축하면 단순계산으로 1억을 모으는데 7년 정도 걸릴 거예요.
매달 50만원을 절약하는 것은 어려운데,
예측 가능한 수익률로 본 결과는 10년이 지나도 부자가 아니에요.
어렵게 절약하고 저축해서 1억을 모아도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다음 단계의 상품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수익률 예측이 가능한 상품으로는 1억이나 10억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어요.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절약과 저축으로는 불가능해요. 이제는 수익을 예측할 수 없는 투자를 해야 해요. 주식 투자, 코인 투자, 부동산 투자 등은 더 높은 수익을 희망할 수는 있지만, 수익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은 손실도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런 목표는 더 이상 계획(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투자는 수익을 확정할 수 없어요.
희망입니다.
재밌게도 투자 계획을 수립할 때도, 투자 목표 수익률을 '희망 수익률'이라고 적어요.
계획을 만들면서 '통제할 수 없는 희망'을 사용하지만, 계획을 만들면서 사용한 탓에 투자 수익률을 계획이라고 착각을 합니다. 그러나 투자의 수익은 절대 계획할 수 없어요.
목표가 부자인 계획을 만들고 싶다면,
절약과 저축을 하는 계획으로 돈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돈을 부자가 되기 위한 사업(투자)을 해야 합니다. 투자의 희망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정진을 해야겠지만, 사업의 결과는 계획할 수 없으니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까지가 부자가 되기 위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 모두 부자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부자가 되기 위한 계획(행동통제)은 만들 수 없어요.
우리가 버는 제한적인 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막연한 부족함이나 미래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행복에 집중하기 위해서 저축을 하는 것이죠.
무조건 아끼고 최대한 저축을 하자는 계획이나 마음으로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 없어요.
그래서 행복한 소비를 하면서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현재의 수입으로 가능한 전체적인 삶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지금 담배값을 저축하면 10년 후에도 담배값이 될 뿐이에요. 저축은 지금 쓸 것을 다음으로 미루는 정도의 효과입니다. 이런 식으로 미래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즉, 30살에 결혼자금 60살에 은퇴자금 같은 것을 저축으로 목표자금을 완벽히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하지만, 지금 쓸 것을 미뤄두면 담배 10보루의 값을 모아서 담배가 아닌 다른 용도롤 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죠. 이런 식으로 절약으로 소비를 미룬 저축의 효과를 과대평가하지 않으면서 현실적으로 삶의 전반을 살펴보는 것이 계획을 하는 목적입니다.
절약과 저축의 계획은
한정적인 소득에서 소비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소득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예상 가능한 수익률로 만들어진 계획은 생각보다 척박합니다.
그러나, 계획이 척박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어요.
아무 계획 없이 살았던 오늘까지의 모습에도 우리에게는 행운과 기회가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편승하지 못해서 아까웠던 투자 제안도 있었고, 큰 고민 없이 편승했던 제안에 의외의 수익을 얻는 적도 있었어요. 내 생각에 좋은 기회였던 일도 투자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그 기회를 놓친 경험도 있어요.
하지만, 계획을 가진 우리는 이제 그 기회에 대한 판단을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거예요. 그 기회의 선택으로 우리가 포기하는 이익이나 손해가 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면, 손익을 비교하여 고민하는 시간으로 기회를 놓치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 만들어진 계획은 사업이나 투자에 대한 행운과 기회가 포함되지 않아서 척박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의 계획은 최소한의 보루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최후의 보루보다 좀 더 전진할 많은 기회를 얻을 거예요.
소득이 부족해서 척박한 지금의 계획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에요.
이 현실에서 바뀌려면 소득이 바뀌거나 계획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나로 바뀌면 됩니다.
소득이 당장 바뀌기는 어렵지만 나는 조금씩 바뀔 수 있어요.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쓰는 말에서 비롯된다고 해요. 지금 우리가 쓰는 말과 행동이 지금 받은 계획을 만든 나인 의미죠. 내가 바뀐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지금과 바뀐다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말과 행동이 바뀌려면 내가 쓰지 않는 말을 하는 상황을 경험해야 합니다. 내가 쓰지 않는 말을 쓰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책이에요.
어느 책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책이 낯선 사람이면 베스트셀러로 구분된 책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책을 많이 읽어온 사람이면 내가 꺼려하던 사람의 책일 수도 있어요. 새로운 정보나 생각이 없다면 편협한 말과 행동의 나에게서 변하는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새로운 정보를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나 쇼츠로 얻을 수도 있지만, 이들이 골라주는 정보가 나의 기존 생각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뿐더러 '비판하는 사고'없이 받아 드리는 정보로는 내가 바뀌기도 어려우니까 '비판적 사고'로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책들에게서 새로운 말을 배우고, 그런 말이 추가된 나의 사고는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조금씩 나를 바꾸는 것 같아요.
새로운 기회는
'긍정적인 사고'같은 secret이나
'끌어당김'하는 것이 아니에요.
'연 10% 투자 수익율' 혹은 '5년안에 집 값의 두 배 매도'같은 목표를 계획하고,
성공을 의심하지 않는 긍정적인 사고에서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부자가 될 것을 기대하며 사는 것보다
나의 경제적 상황이 내 삶 전체적으로 어떤 균형을 가지고 있는 지를 이해하고 계획한 후에,
새로운 기회를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내가 되는 것이 부자라는 목표에 더 확실한 방법일 것 같아요.
기억하세요.
아껴서 부자 못 되고,
저축해서 부자 못 됩니다.
현실적인 계획으로 나의 현황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고민하는 것이
진짜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