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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어떻게 돼요?

비약과 은유의 경제 이야기 3/3

요즘은 뉴스에서 연일 금리를 이야기하는데, 그 중심으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 Federal Reserve Board)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우리나라의 금리의 향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민감하죠.

 

그런데, 왜 이렇게 미국이 중요할까요?


우리나라는 재화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무엇을 만들든지 재료는 수입을 해야 하죠. 수입에는 달러가 필요해요. 세계 모든 나라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돈은 달러니까요. 사실상 모든 나라가 미국의 금융에 운명을 맡기고 있어요. 이것이 우리의 금리가 미국의 경제와 연결되어 있는 이유예요.

그래서 우리 돈의 흐름을 알려면, 미국의 정책을 알아야 합니다.



금리는 왜 올라가죠?



자본주의 중앙은행은 시중의 돈의 양을 조절하는 일을 해요. 그러기 위해 두 가지 권한을 갖죠. 금리(이자)를 조절하거나 화폐를 만들어내는 권한이에요. 중앙은행은 그 권한으로 물가를 조정합니다.

돈의 양을 늘리면 물가는 오르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돈의 양을 줄이면 경기는 침체되지만 물가가 낮아집니다. 결국 경기와 물가의 균형을 위해서 금리를 조정하죠.

한국 중앙은행


돈이 늘어나는
양적완화, 통화팽창, 경기부양, QE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은 '소비가 좋지 않다.'는 의미예요. 돈을 쓰는 사람이 없어지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못 쓰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즉, 쓸 돈이 부족한 것이고,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죠.

해결책돈을 쓸 수 있도록 해 줘야 합니다. 당장 버는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게 해 줘야 산업은 생산을 할 수 있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어요.

하지만, 그냥 공짜로 돈을 줄 수는 없으니, 약간의 이자를 주어서 먼저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양책이죠. 이 것을 위해서 중앙은행의 화폐를 찍어내거나 금리를 내려요. 이것을 양적완화, 통화팽창, 경기부양이라고 부르죠.


예전 미국도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걱정을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은행이 돈을 받을 권리인 채권을 여러 개가 묶어서 또 다른 상품을 만들고, 그런 것을 또 묶어서 다른 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팔았어요. 그런데, 이자를 못 갚는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을 경기침체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되었죠.


누군가의 의지로 부동산 가격을 내린 것이 아니였어요.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빌려준 돈이 개인의 파산으로 이자와 원금까지 사라지고, 그 돈을 받을 권리에 투자된 돈도 사라지는 연쇄적 사건들로 시장에서 돈의 양이 급격히 줄었죠. 돈의 양이 줄면서 등기된 자산들의 가치도 떨어지고, 그런 채권과 자산에 투자한 기업의 돈들도 사라져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이어집니다. 리만브라더스와 함께 사라지는 돈연쇄적으로 세계 기업의 파산을 만들고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죠.


돈이 사라져서 경기가 침체되는 경제위기를 해결한 방법은 사라진 돈의 양을 충당할 새로운 돈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미국의 중앙은행은 2008년쯤부터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어요. 하지만, 쉽게 살아나지 않는 경기는 2020년의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완만한 경기부양책을 쓸 시점을 놓쳤어요.


14년간 하늘에서 돈을 뿌린다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통화량을 늘렸더니 '세상을 사는 비용'인 물가도 엄청 올랐어요. 여름이 길어질수록 겨울이 춥다는 것을 알지만, 계속되는 사건들로 금리를 되돌릴 적당한 시기를 놓쳐버린 미국은 매 분기가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의 딜레마였어요. 이 것은 전 세계가 다 알고 있었죠.

"미국이 풀어낸 돈의 양 때문에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것이다."


돈을 줄이는
금리인상, 긴축정책, 테이퍼링



그리고 2022년 미국은 드디어 14년간 불어난 돈의 양을 걷어드리기 위해서 드디어 금리를 올립니다. 이것을 긴축정책이라고 합니다. 충분히 경기가 부양되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더 이상 물가가 오르는 것을 방치하면, 또 다시 리만사태와 같은 '대출로 인한 금융 붕괴'가 오거나 '더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해야만 할 수도 있었대요.

그래서 미국은 달러의 물가가 충분히 낮아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금리를 올릴 거예요.

결국 미국이 올린 금리는 전 세계에 강한 압박을 줬어요.


달러를 빌리면 이자를 더 내야하고,
달러로 저축하면 이자를 더 받아요.


미국 은행에게 돈을 빌린 사람들은 늘어난 이자 때문에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해요. 그리고, 가능하면 달러의 빚을 줄이려 할거에요. 달러 빚이 줄어든다는 것은 시장에 달러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고, 달러의 양이 줄어들면 달러는 비싸지게 되죠. 달러의 양이 줄면 달러의 빚이 많은 곳은 파산을 하게 될 것이며 연쇄적인 달러의 감소가 발생하죠.


심지어 달러보다 이자가 낮은 돈을 갖고 있던 기업과 국가는 그 돈을 팔아서 달러를 사려할 거예요. 경제력이 약한 돈의 양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외부효과가 발생하여 물가가 상승해요. 그래서 세게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돈의 양'의  균형'돈의 가치'의 균형이 되고 이런 국가간의 경제력 균형을 환율이라고 해요.


미국보다 이자를 늦게 올린 우리나라는 최근에 그 균형이 많이 치우쳤어요. 그래서 정부가 가지고 있던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드리는 방식으로 환율의 균형을 맞추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 방법은 마린의 스팀팩 같아요. 우리가 가진 달러의 양이 줄어들면 우리는 스쳐도 죽을 수 있으니, 앞으로 몇 번 못써요. 그래서, 우리도 경기의 활성도가 충분하지 못해도 미국과의 균형을 위해서 금리를 올려야 하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은 달러와 연계되어 있어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우리가 모아둔 돈은 구매력이 줄어들어요. 그 영향이 시차가 있어서 바로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체감이 되기 시작하면 쓰나미처럼 빠르고 거대하게 우리의 구매력을 녹여버리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해요.


여전히 미국은 금리의 인상을 더 해야 한다고 해요. 우리는 변함없이 열심히 아끼고 일했는데, 시스템으로 인하여 우리의 돈을 잃어버리는 셈이죠.


우리가 잃어버린 돈은 우연이 아니에요


빚으로 소비를 한 우리의 탓도 있겠지만, 빚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지 않았던 교육의 책임이 크죠. 하지만, 사회를 탓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돈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고 대응하지 않으면 말단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어요.


뉴스에서 말하는 미국의 상황이 나의 지갑에 어떤 영향인지를 알아야 해요. 당장 영향이 없다고 무관한 일이 아니죠. 천천히 오염되는 물이라도 오염수를 버리는 악의 무리를 찾아서 처단하거나, 그것을 할 힘이 없다면 도망치기라도 해야합니다. 태생적으로 맑은 물만 넘치는 곳에서 살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맑아질 물을 알아볼 수 있는 금융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자본주의는 자연스럽게 모두가 좋아지는 세상이 아니에요. 힘이 없는 사람부터 희생됩니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 정치와 연대에도 민감해야 하는데, 우선 자본주의를 자각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리고, 저 먼 미국의 경제와 정책도 우리의 지갑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와 정책이 나의 생활에 매우 밀접한 것이 낯설지 않아요.


우리는 각자가 세상의 돈의 흐름 위에 띄어진 배와 같아요. 이 물길이 어디로 향해있는지를 모르면 날씨의 변화도 망망대해의 위험도 모두 우연으로 느껴질 거예요. 하지만, 서쪽으로 가는 물은 해가 길어지고 동쪽으로 가는 물은 해가 짧아질 것을 아는 사람은 생존하고 풍요로울 수 있을 거예요. 물길을 바꾸는 사회를 만드는 일물길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일모두 우리의 삶을 위한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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