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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왜 이래요?

비약과 은유의 경제 이야기 2/3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은 돈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예요. 대출이자가 낮아도 대출한도가 다 찼거나, 물가가 올라서 여윳돈이 없거나, 일자리가 줄어서 수입이 없는 등 우리가 돈을 쓰지 못하게 된 이유는 다양해요.


이렇게 침체된 경기에는 우리가 버는 돈만 쓰는 것으로는 시장의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의 수입이 이자를 갚기에도 부족해서 시장은 빚을 더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빚은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체력이 약해져서 쉽게 죽어버리는.. 마린의 스팀팩 같아요.


돈을 빌려서 쓰는 것이 문제인가요?
정신과 시간의 방입니다.

대출의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시 정신과 시간의 방으로 들어가 볼게요.

이 방에는 10,000원을 가진 손오반과 선두를 가진 손오공이 있었어요.

화폐량과 재화가 완벽히 대응한 공간입니다.
베지터

베지터도 수련을 하기 위해서 들어왔어요. 그런데, 잠시 수련을 하던 베지터는 배가 고픈 것을 참을 수 없어서 선두가 필요해요.

그래서 오반에게 만원을 빌려서, 오공의 선두를 샀어요.

"오반!! 1시간 후에 이자 500을 줄게."

그리고, 베지터는 배고플 때는 몰랐던 사실을 선두를 먹고 나서 깨달았어요.

'아.. 이 방에는 10,000원뿐이 없다.. 500원을 어디서 구하지..?'

신용

 베지터는 신용에게 부탁해서 500원을 달라고 해야 해요.

하지만, 신용은 공짜가 아니에요. 신용이 만든 500원도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해요.

이제 정신과 시간의 방에 있는 돈은 10,500원이고 손오반이 모두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베지터는 또 신용에게 500원과 이자를 줘야 해요.

이자를 지급하려면, 새 돈이 필요해요.

그래서, 이자를 내기 위해 또 신용을 부르고, 또 이자를 위해 신용을 부르는 과정을 '신용창조'라고 해요. 이자와 과거의 빚을 갚은 방법은 새로운 돈이 생기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신용으로 돈의 양이 늘어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어요.


이렇게 돈을 계속 만들어 내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일화를 보면 계속 돈을 만드는 것으로는 안될 것 같아요.

1923~1924년 독일의 사례는 더 끔찍하다. 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감당하기 힘든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던 독일은 돈을 무제한으로 찍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결과는 대재앙이었다. 1923년 한 해 물가상승률은 10억 배 이상 뛰었다. 가격이 초 단위로 오르는 탓에 독일인들은 임금을 받자마자 단거리 선수처럼 시장이나 잡화점으로 쏜살같이 뛰어가야 했다. 전 세계를 참혹한 비극의 현장으로 몰고 간 아돌프 히틀러는 이러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먹고 태어났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RZN7YLUH5 서울경제 기사 중


그렇다고, 신용이 돈을 만들지 않으면 그동안 빚으로 견디고, 금융 사정에 어두웠던 베지터는 파산을 하게 될 거예요.

돈을 만들면 물건이 값이 오르고, 돈을 만들지 않으면 빚이 많은 사람부터 파산을 하는 딜레마가 생겼어요.


신용이 돈을 만들지 않으면
약한 사람부터 파산을 한다



대출이 잘 나오는 것은 모두가 좋아해요.

지금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편해지고, 집도 차도 할부로 가능할 거예요. 레버리지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죠. 물론 집을 먼저 산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팔기도 쉬워져요. 돈을 쓰는 것에 불편함이 없죠. 나중에 어찌 될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문제는 대출이 더 이상 되지 않을 때입니다.

실제 세상에는 베지터가 수천만 명이 있어요. 그리고, 파산하는 베지터는 '빚으로 있던 돈'과 함께 사라집니다. 그럼 베지터에게 돈을 받아야 했던 손오반도 파산하면서 또 그 돈의 양이 줄어들죠. 그런 상황도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시장의 돈이 더욱 줄어들어요.

돈의 양이 줄어들면서 대출로 쌓아 올려진 '담보 물건'의 가격이 떨어져요. 디플레이션입니다.


산업주체들은 생산과 투자를 줄이게 되죠. 산업은 유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일자리를 줄입니다. 소비자는 쓸 돈을 구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디플레이션은 모두에게 부담스러워요.


경제에는 균형을 이루는 순환이 있어요. 호황과 불황을 오가며 경제가 성장을 하는 것이죠.

상품을 팔아서 늘어난 돈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만들어진 돈이고, 일해서 번 돈이 아니라 빌린 돈이기 때문에 빚으로 쌓아 올린 경기의 호황은 인플레이션이 되고, 그 빚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도, 폭등과 폭락이 언제 일어날지를 미리 알기란 어려워요.

그래도, 위기라는 것을 예측할 수는 있어요.


빚을 갚은 능력이 없는 사람까지 대출이 가능하면
경제는 폭락의 위기신호예요.


그리고 이 위기의 희생자는 언제나 힘없는 우리들 중 누군가에요.

이건 민주주의 시스템이 아닙니다.
은행가를 위한, 은행가에 의한 민간은행 시스템입니다.

엘렌 브라운 (미국 공공은행연구소 대표/ 변호사)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중앙은행은 대출을 줄이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것이 금리인상입니다.


불황에는 새로운 시장의 참여자의 구매력은 생산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 금리를 내려야 하고, 참여자들의 연쇄적인 파산의 신호가 보이면 금리를 올려서 대출을 줄이는 것이죠.


그래서, 다음은 금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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