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님아..그 절약을 믿지 마오..

과대평가된 절약에 기대하지 말아요.

금융전문가 니컬러스 탈렙은 경제학에서 경험적 증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예로 "Black Swan"을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얀 백조만 보던 사람들에게는 Black Swan이 나타나기 전까지 '검은 백조' 이야기는 과대 망상 혹은 비관론입니다. 그래서 경험하지 못한 '검은 백조'를 준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로 취급됩니다.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블랙스완의 등장은 언제나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 리만브라더스 사태, 세계 금융위기 그리고 COVID19까지 경제는 많은 대가를 치르며 검은 백조를 경험하게 되죠.


병아리 치복이는 태어날 때부터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그가 먹이를 가져다주었어요.
해가 뜨고 따뜻해질 때쯤이면, 언제나 그가 모이를 담아서 가져다줬죠.
처음에는 먹어도 되는 것인지 두려움도 있었어요.
하지만, 하루, 한주, 한 달이 지나면서 항상 그가 모이를 가져다주는 것을 알게 되었죠.

" 삐약삐약"
모이를 먹을 때면, 자기도 모르게 흥이 나서 소리도 내었어요.
그는 모이를 다 먹으면 넓은 들판을 마음껏 달리게도 해줘요.
해가 질 때쯤에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내일은 또다시 먹이를 주죠.
치복이에게 그는 고마운 사람임이 틀림없어요.

그렇게 5달이 조금 지난 그날도 그가 모이를 들고 오고 있었어요.
치복이는 너무 반가워 날갯짓을 하고 그에게 달려갔어요.

그리고 그의 손에 안긴 채 목이 비틀어졌습니다.

‘닭에게 평생 동안 모이를 주던 농부가 결국에는 닭의 목을 비튼다(The man who has fed the chicken every day throughout its life at last wrings its neck instead).’    
- 버트런드 러셀 '철학의 문제들' 중

경험은 우리가 어떤 판단을 할 때 매우 유용한 근거입니다. 실패의 경험은 유사 상황에서 조심하도록 우리 몸과 정신이 본능적으로 긴장을 시킵니다. 하지만, 성공의 경험은 간혹 불합리한 선입견이 되어서, 치명적 손해를 경험할 때까지 고집을 부리기도 합니다. 마치 치복이가 그를 믿은 것처럼 말이죠.


우리에게도 부모님 세대의 강력한 경험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대부분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일을 하셨고, 그렇게 어렵게 번 돈을 아끼고 저축하셔서 집도 사고 우리를 키우셨죠. 

물론 집을 사지 못하신 부모님이라고 방탕한 삶을 사신 것은 아니에요. 그때나 지금이나 집 값은 무리해서 사야 했어요. 누군가는 집을 사서 큰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집이 큰 돈이 될 것인지를 장담할 수 없었을테니, 지금처럼 그 때도 빚을 지고 집을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당시 저축의 이자율도 높았지만, 대출 이자도 높았기 때문에 무리한 시도가 잘 못 되는 사례도 많아서 그 때 우리의 부모님께서도 섣불리 집을 사기가 두려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듀 오늘날 집을 산 사람과 사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경제 상승의 속도만큼 빠르게 벌어졌어요. 그러면서 집은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경험은 감각적으로 오랜 시간 누적되었습니다.

집을 산 빚 때문에 절약을 하는 경험저축을 위해서 절약을 하는 경험 모두 우월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은 오랜 시간 하얀 백조가 되었죠.


하지만, 검은백조가 나타났어요. 우리는 건국이래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라고 합니다. 경제성장률이 낮으면 금리가 낮아지는 자연스러운 이치로 경제 상위국이 될수록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투자의 영역이 되면서 매수의 효용성은 차치하더라도 저축은 더 이상 효용성이 없습니다.


절약은 미덕일 수는 있지만 해결책은 아닙니다.

각 시기마다 급여를 모두 절약해서 집값을 모으기까지 시간과 효용성을 단순히 비약하여 계산해봤어요.


대략적인 수치로 보면 우린 부모세대보다 3배에 가까운 시간이 들어야 유사한 보상을 얻을 수 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10년에 이룬 것이면 우린 30년이 필요하다는 의미죠. 낮은 금리는 극단적으로 절약하여 저축해도 부모님과 같은 보상을 얻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절약은 미덕입니다. 하지만 절약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들이 다른 쪽으로 돌린다면 좀 더 효율적인 것이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부모님보다 낮은 금리의 시대와 낮은 경제성장률의 시대에 살지만, 부모님보다 월등한 정보와 경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절약에 쓰이는 노력과 희생을 새로운 소득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기가 부모님의 시대보다 유리할 수 있어요.


우리의 미래의 부를 위해 절약을 강조하는 것은 불가능한 무지개에 닿으려는 자기기만입니다.



경제성장률이 낮을 때는
절약에 노력을 희생하지 마세요

1980년대 참고자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