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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평균선 - 매도자 감정의 궤적

1. 이동평균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식 차트를 켜면,
캔들 아래나 위로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이 있다.
그 선이 바로 이동평균선이다.

이 선은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단순하다.
말 그대로 ‘최근 일정 기간의 가격 평균’이 매일 이동하며 그려지는 선이다.

예를 들어 ‘5일 이동평균선’이라면
오늘을 포함한 최근 5일의 종가를 더해
5로 나눈 값이 오늘의 이동평균이다.
내일이 되면 하루가 지나고,
가장 오래된 하루의 데이터를 빼고,
새로운 하루의 가격을 더해 다시 평균을 낸다.
이렇게 평균이 매일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평균선이라고 부른다.


이동평균선은 기간이 짧을수록(5일, 10일)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간이 길수록(60일, 120일) 변화가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동평균선은 단순히 숫자의 평균이 아니다.
시간이 담긴 가격의 흔적이다.
그래서 이 선을 따라가다 보면 더 진실하게 시장의 체온이 드러난다.


2. 가격은 ‘사는 사람’이 아니라 ‘파는 사람’이 만든다

가격은 언제나 거래의 합의점이다.
하지만 그 시작점은 사려는 사람이 아니라 파는 사람이다.

팔려는 사람이 없다면, 어떤 가격도 의미가 없다.

기존의 주식을 가진 사람이 “이 정도면 팔아도 괜찮다”는 누군가의 판단이 있어야
그 가격이 세상에 드러난다.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 기존 보유자들이 불안해졌다는 뜻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기대를 접고 '이쯤에서라도 정리하자'고 마음먹는다. 하락은 바로 기대의 포기다.

반대로 가격이 오른다는 건 기존 보유자들이 자신 있게 '이 정도면 이익이 나겠지'라고 생각하며 내놓은 물량이 더 큰 기대를 품은 새로운 사람에게 팔렸다는 뜻이다. 즉, 상승은 기존 보유자의 욕망이 실현되는 과정이다.

시장 가격은 언제나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3. 이평선은 그 감정의 시간적 평균이다

이동평균선은 바로 그 보유자들의 감정이 시간에 따라 평균화된 결과다.

불안이 쌓이면 이평선은 아래로 휘고,

기대가 쌓이면 이평선은 위로 기운다.


그래서 이평선은 단순한 기술적 지표가 아니다.
그건 과거의 사람들이 미래를 얼마나 믿고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기존 주주 심리의 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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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열이란, 짧은 기간의 평균을 이은 선이 긴 기간의 평균을 이은 선 위에 있는 상태로
‘최근의 기대’가 ‘과거의 신념’을 이긴 상태다.
즉, 시장에 들어온 새 감정이 기존 감정보다 강력해진 구간이다.


반대로 역배열은
‘손실의 기억’이 ‘기대의 불씨’를 덮고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신념이 서서히 만들어진다.
누군가는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평선은 그 과정을 묵묵히 기록한다.

그래서 시장의 모든 추세 변화는 단순히 가격의 변화가 아니라,
감정이 바뀌는 속도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평선은 그 마음이 평균화된 흔적이다.

그건 단기적 기대와 장기적 신념이 시간 속에서 서로 충돌하고 타협한 곡선이다.
가격이 아니라, 감정의 궤적이다.

그래서 이평선을 본다는 건 시장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믿고, 두려워하고, 후회했는가를 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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