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삶을 통해 바라본 후회2)
“○○○ 어르신, 85살을 사셨는데 가장 후회하는 것은요?”
“후회할 겨를이 어딨어요. 먹고살기 바빴는데요“
문뜩, ”후회라는 것도 꿈을 꾸어본 사람이 가지는 감정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에게 못해준 것이 너무 많아요. 그것이 미안해요” 라며 미안한 감정을 이야기 하셨다.
후회라는 것은 내가 행동했거나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결과로 그것이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때 가지는 감정이 아닐까?
“어르신, 정말 후회하는 것이 없어요?”
“딱 한가지 있어요. 배우지 못한 것, 한글을 모르니 자서전을 쓰는데 선생님이 저를 직접 만나야 하잖아요. 글을 알면 제가 쓰면 되는데...”
“학교를 다니지 못한 사람도 글을 아는 사람은 많아요. 글을 모르고 살아온 것이 가장 후회됩니다.”
어르신은 요즘 복지관에 한글과 그림을 배우러 다니신다.
인터뷰하는 어느날 스케치북을 내 놓으셨다. 어르신이 복지관에서 배우신 그림과 한글을 보여 주시며 웃으셨다. 예쁜 그림에 삐뚤삐뚤 써내려간 글씨...
“어르신 그림에 왜 새가 이리 많아요?”
“다시 태어나면 새로 태어나고 싶어요.” "하늘을 훨훨 날아보고 싶어요."
사랑, 감사, 미안, 애틋, 고독 등 우리는 많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후회라는 감정은 꿈꿀 수 있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그대 지금 후회하고 있는가? 그럼 그대는 한번이라도 꿈을 꾼 사람이다.
어르신은 마지막 인터뷰날 내 손을 꼭 잡고 우셨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지 말고 옆에서 꼭 지켜줘요.” "제가 선생님에게 부탁드리는 겁니다."
남편과 자식 둘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신 어르신의 회한이었다.
인터뷰 당시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을 했던 나는 어르신의 배웅을 받고 돌아서는 길 위에서 엉엉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