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너무너무 괜찮은 동료를 발견했다.
같은 팀이 아니라 마주치면 눈인사 정도 하던 사이였는데 올 초 팀이 합병되면서 같은 팀 동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말할 기회가 생겼는데 나보다 아홉 살 어린,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공채 신입이었다.
인사성이 좋고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한다는 평이 있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름 삶의 고충이 있었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도 스스로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이 마치 물 위에서 기품 있게 유영하는 오리 같았다.
물밑에서는 열렬히 물장구를 치고 있는 오리 말이다.
대뜸 이런 말을 했다.
“부모님이 저한테 해준 게 없어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매니저님이 지금 여기 있는 그 자체, 그것만 생각해요.”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우와, 사고 방식이 긍정적이시네요? 평소에도 긍정적이세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뇨. 난 세상 최고로 염세적이에요.”
내 대답을 들은 동료는 숨 넘어가듯 꺽꺽거리며 웃었다.
“긍정적인 게 좋은 거 같아요! 나이 들면서 바뀌는 거죠?”
그래서 나는 말했다.
“아뇨. 나이 들수록 대폭발할 것 같아요.”
그는 아예 뒤집어졌다.
나는 후배 앞에서는 긍정적인 말을 하고, 마음에는 염세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