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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유가 초래한 위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2월 호

 힐러리 로스너  사진 데이비드 구텐펠더, 파스칼 메트르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야자유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환경과 야생동식물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가봉 정부는 숲을 보호하면서 야자유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아프리카 가봉 남서부에는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숲이 수백 킬로미터나 뻗어 있다. 1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농기업인 올람의 직원들과 함께 응고위니에 강가에 있는 폭이 좁은 배에서 내렸다. 코끼리가 지나간 길을 따라 우리는 숲속 깊숙이 들어갔다. 하늘 높이 솟은 오래된 나무들과 침팬지의 보금자리, 하루 정도 된 고릴라의 배설물을 지나갔다. 우리 머리 위로는 원숭이들이 날쌔게 움직였다. 올람의 젊은 관리인이 잽싸게 자신의 부츠를 벗더니 맨발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자두처럼 생긴 분홍색 과일을 잔뜩 따서 내려왔다.


굴착기 한 대가 야자수의 열매 송이를 긁어모아 찜통으로 운반할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리고 있다.


숲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자 야생 망고와 콜라나무 열매가 보였다. 주변의 나무들에는 코끼리가 엄니로 긁은 자국이 있었다.


햇살을 받으며 이곳에 서서 이 모든 것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베냉    아프리카 서부에서는 고대부터 야자유가 주요 식품이었다.


이곳은 공원이나 보호구역이 아니다. 이곳은 올람이 운영하는 무일라 기름야자 농장의 일부다. 만일 이곳이 세계 최대의 야자유 공급지인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 있었다면 통나무 적재기와 불도저가 다가오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림을 밀어내고 기름야자를 줄줄이 심기 위해서 말이다.


길고 갈라진 잎 아래에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달리는 기름야자는 고대부터 이곳의 주요 산물이었다. 사람은 수천 년 동안 기름야자 열매를 끓이고 빻아 요리에 쓸 기름을 추출했고 씨앗 껍데기를 태워 연료로 사용했으며 이파리를 엮어 지붕에서 바구니까지 온갖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야자유의 사용량이 급증했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야자유의 다양한 용도와 크림 같은 질감 그리고 또 부분적으로는 야자수의 생산성과 관계가 있다. 일정한 양의 야자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콩 같은 다른 작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땅 면적의 절반만 있으면 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2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나도 사진작가]

본지에 사진을 응모하신 분들 중 1명을 선정하여, 다음달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에 사진을 실어드리며 "5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http://www.nationalgeographic.co.kr/contest/index.asp?cno=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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