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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관광의 폐해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6월 호

글 나타샤 데일리 | 사진 커스틴 루스


이색적인 동물 체험 관광이 소셜 미디어 때문에 더 번창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관광업에 이용되는 동물들은 비참하게 살아 가고 있다.



나는 새끼 코끼리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이곳에 돌아왔다.


해가 막 졌을 때 나는 덜컹거리는 자동차를 타고 진흙 길을 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족쇄가 채워진 채 죽 늘어서 있는 코끼리들을 지나쳤다. 나는 다섯 시간 전, 뜨거운 태양이 중천에 떠 있을 때도 이곳에 있었는데 그때는 관광객들이 코끼리 등에 올라타 있었다.


태국 북부의 길가에 있는 동물원에서 북부돼지꼬리마카크 한 마리가 공연 중에 잠깐 멈춰 서 있다.




나는 차에서 내려 휴대전화의 플래시를 켜고 걸음을 옮겨보지만 길을 제대로 분간할 수가 없다. 축사의 나무 울타리 기둥 때문에 앞이 가로막히자 나는 불빛을 아래로 비추고 콘크리트 바닥을 가로지르는 빗물의 흐름을 따라가본다. 잠시 후 빗물이 세 개의 커다란 회색 발에 부딪혔다. 바닥에서 낮게 들려 있는 네 번째 발은 짧은 쇠사슬에 묶여 있고 뾰족한 금속 징들이 발목을 옥죄고 있다. 코끼리가 지쳐 발을 내려놓으면 그 징들이 녀석의 발목을 더 깊숙이 찌르게 된다.


태국 방콕 외곽의 시설에 있는 이 네 살짜리 코끼리의 얼굴에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서 생긴 상처가 보인다.



‘미나’는 4년 2개월 된 암컷 코끼리다. 코끼리 나이로 볼 때 녀석은 아직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미나의 마후트(코끼리 조련사) 카몬 콩카우는 녀석이 뾰족한 징이 박힌 쇠사슬을 차고 있는 이유가 발을 차는 습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 인근에 있는 ‘메타만 엘리펀트 어드벤처’라는 곳에서 미나를 생후 11개월때부터 돌봤다. 그는 낮에만 미나에게 징이 박힌 족쇄를 채워놓고 밤에는 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밤이다.


큰곰이 모스크바 외곽의 숲속에서 앉아 있다. 26살인 녀석은 소셜 미디어에서 유명하다.


야간에 방문한 나를 안내하는 메타만의 직원 진라오셴에게 이 시간에도 미나에게 쇠사슬이 채워져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한  공연에서 북극곰 한 마리가 빙판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메타만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치앙마이와 그 주변의 많은 동물 관광 명소들 중 하나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코끼리들의 코에 올라탄다. 그리고 마후트가 끝에 날카로운 금속 갈고리가 달린 긴 막대인 불후크를 사용해 코끼리를 찌르면 녀석들이 관광객들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고 그사이 관광객들은 사진을 촬영한다. 스피커에서 요란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관광객들은 마후트가 코끼리에게 다트를 던지게 하거나 커다란 축구공을 차게 하기 위해 코끼리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지켜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6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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