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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국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7월 호

글 로버트 드레이퍼  | 사진 파스칼 메트르


세계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지역의 한가운데에서 니제르는 가까스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해가 지기 직전 첫 번째 픽업트럭 무리가 검문소를 지나 니제르 아가데즈 외곽 지역에 있는 사막에 줄을 맞춰 선다. 각 트럭에는 최대 2 5명의 인원이 타고 있다. 탑승객들은 모래바람을 막아줄선글라스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으며 리비아까지 가는 3일의 여정 동안 밤마다 살을 에는 추위를 막아줄 두툼한 외투도 입고 있다.


아가데즈의 버스 정류장(맨 위)은 이민자들이 모이는 중심지다.


한눈에도 어려보이는 이 탑승객들은 낯선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앉아 안절부절못하며 앞에 펼쳐진 황량한 풍경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다. 행상들이 녹슨 수레에 중고 외투, 사탕수수, 물이 든 플라스틱 통, 담배, 그리고 탑승객들이 트럭에서 떨어져 황량하고 가혹한 사하라 사막에서 미아가 되지 않도록 막아줄 나무 막대를 싣고 다니며 이를 판매한다.


니제르를 포함해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아가데즈를 출발한 이 트럭들은 3일에 걸쳐 사하라 사막을 통과해 리비아로 갈 것이다.


트럭들이 계속해서 도착한다. 이주 행렬이 출발할 무렵이 되면 100대가 넘는 트럭이 모일 것이다. 군용 차량 두 대가 앞으로 느릿느릿 움직인다. 한 대는 행렬 앞에 다른 한 대는 행렬 뒤에서 트럭들을 보좌한다. 밤이 되자 이미 만원인 픽업트럭에 어떻게든 올라타려 하는 사람들을 태운 오토바이들이 나타나 도시의 검문소를 지난 뒤 사막으로 달려간다. 휘몰아치는 모래바람과 뒤처져 허둥지둥 쫓아오는 사람들 사이로 오토바이 한 대가 미끄러지듯 와서 멈춰 선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앉아 있는데도 몸집이 거대해 위협적으로 보인다. 턱수염을 다듬지 않은 얼굴에 입술에는 이쑤시개를 물고 있는 이 남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 아수라장을 쳐다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7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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