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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숲, 유실돼가는 삶의 터전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7월 호

글 피터 슈왈츠스타인  | 사진 아르코 다토


해수면 상승과 불법 벌목으로 인해 인도와 방글라데시 해안에서 방어벽 역할을 하는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불루 할다르는 오래전에 죽은 친구의 유골이 자신의 집 앞 근처까지 떠내려왔을 때 자신이 집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일용직 노동자들이 사가르섬 측면을 따라 나 있는 흙둑을 수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남서부 쿨나주의 이스트당마리를 보호하는 둑은 벌써 몇 주째 푸수르강으로 침수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처음에는 맹렬한 폭풍이 콘크리트 외벽을 강타했다. 그러고 나서 2017년 말에는 다공질성 흙둑이 강물에 의해 침식되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서둘러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렸지만 겨우 며칠밖에 시간을 벌지 못했다. 끝내 강물이 할다르의 집 정원 건너편에 있는 공동묘지까지 밀려들어오면서 묻혀 있던 유골들이 밖으로 드러나 떠내려오고 마을의 식수원이 오염됐으며 할다르의 방 한 칸짜리 오두막에는 갈색 흙탕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모함마드 기아수딘 하울라다르(왼쪽)와 모함마드 쇼부즈 하울라다르는 방글라데시의 조그만 찰리타부니아섬에 있는 무너져가는 둑 위에 여전히 살고 있다.


“집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무기력했죠.” 그녀는 말했다.


50살 정도 된 과부로 흠잡을 데 없이 옷을 차려입은 할다르는 다가올 일에 대해 적어도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녀는 마을 옆에 있는 거대한 맹그로브 숲 ‘순다르반’이 후퇴하고 그곳의 나무들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녀는 숲이 약해질수록 물이 더 힘을 얻는 듯한 모습에 주목했다. 유일하게 놀라운 점이라면 마을의 흙둑이 굉장히 오랫동안 버텨줬다는 사실이라고 할다르는 주장했다. “나무들은 우리를 지켜줬지만 우리는 나무들을 막 다뤘어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그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겁니다.” 그녀는 말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7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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