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16년 12월 호
글·멜 화이트 사진·팀 레이먼
과학자들은 오랑우탄의 비밀스러운 생활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밝혀내고 있지만 베일에 싸인 이 유인원은 위태로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 가끔은 세상에서 제일 연구하기 힘든 생명체를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레이 제도 보르네오 섬 서부에 있는 오랑우탄 연구소에서 셰릴 노트가 말했다. 우리는 열대 우림의 수관부 아래에 앉아 있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노트의 동료 연구원들은 연구소 주변에 있는 인도네시아 구눙팔룽 국립공원 숲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위치추적장치와 아이패드를 이용해 오랑우탄의 행동과 먹이 활동, 다른 개체와의 상호작용 등 녀석들의 일상을 추적하는 일이다.
무리를 지어 생활해 추적하고 관찰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고릴라나 침팬지 같은 다른 유인원들과 달리 오랑우탄은 대개 높은 나무의 수관부에서 홀로 지내며 행동 반경이 넓다. 또 대부분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험한 숲이나 습한 저지대에 서식한다. 이 때문에 오랑우탄은 몸집이 큰 육지 동물 중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동물에 속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신세대 연구진들이 오랑우탄의 유일한 서식지인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서 녀석들을 추적하면서 오랑우탄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이 하나둘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노트는 20년 넘게 구눙팔룽 국립공원에서 연구를 이끌면서 오랑우탄 생활사의 다양한 면을 살펴봤다. 그중에서도 특히 먹이 확보의 여부가 암컷의 여성호르몬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이곳에서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야생 유인원의 호르몬을 연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전전부 나보고 미쳤다고 했죠.” 그녀는 말한다.
노트의 연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오랑우탄은 6~9년에 한 번만 새끼를 낳기 때문이다. 그녀의 연구는 현재 알려진 인간의 생식 활동에 관한 지식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오랑우탄은 인간과 아주 비슷해서 노트가 약국에서 흔히 판매하는 임신 테스트기를 이용해 녀석의 임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전자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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