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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지하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2월 호

글  앤드루 롤러 l 사진 사이먼 노포크


이 신성한 도시에서 논란 속에 진행되고 있는 발굴 작업으로 수천 년 된 종교적 보물과 문화재들이 출토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해묵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00년 전 유대교 성전으로 올라가는 주요 통로 구실을 한 계단식 도로를 발굴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의 거주 구역 지하에 지하철 터널처럼 생긴 통로를 만들고 있다.


“머리를 수그리세요.” 조 우지엘이 계속해서 말한다. 이 이스라엘출신의 고고학자가 호리호리한 몸으로 구불구불하고 좁은 터널을 가뿐히 통과하는 동안 나는 뒤처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의지할 것이라고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불빛밖에 없는 상태에서 나는 내 노란색 안전모가 머리 위에 있는 돌에 긁히지 않도록 몸을 숙인다. 그때 그가 이렇게 말하며 갑자기 멈춰 선다. “내가 근사한 것을 보여줄게요.”


이스라엘 군인들이 로마 시대의 중심가였던 예루살렘의 카르도 막시무스에서 관광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비좁은 통로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는 바위투성이의 지형 아래에 있다. 초기 예루살렘의 성터이자 지금은 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가옥들로 빼곡한 이 좁은 언덕 아래에는 천연 동굴과 가나안 시대의 수로, 유대 왕국의 터널, 로마 시대의 채석장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캐나다 출신의 프레거 일가가 통곡의 벽 인근의 지하 복도에서 딸 애디슨의 성년식을 거행하고 있다.


나는 우지엘을 따라 최근에 발굴된 공간으로 들어간다. 그의 휴대전화 불빛이 옅은 색의 짤막한 원기둥을 비춘다. “비잔틴 시대의 기둥입니다.” 그가 쭈그려 앉아 울퉁불퉁한 모래 포대를 잡아끌자 매끄러운 흰색 표면이 드러난다. “이것은 대리석 바닥의 일부고요.” 그는 말한다.


애호가들이 시드기야 동굴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2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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