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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미생물의 집합체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1월 호

글 로빈 마란츠 헤니그


우리 몸에는 수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녀석들이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 몸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을 연구하면 할수록 이 작은 유기체들이 사람의 생김새와 행동, 사고방식, 감정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알게 된다. 우리의 장과 폐, 피부, 안구에서 살아가는 세균, 바이러스, 균류 그리고 원생동물이 실제로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들일까? 우리 몸속에 사는 이 작은 벌레들이 우리의 기본적인 본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는 참으로 묘한 개념이다.


미생물군유전체라고 불리는 우리 몸속에 사는 미생물 집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매우 이른 시기에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아이의 기질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추정했던 특성이 어쩌면 신생아의 장에 있는 세균이 대부분 어느 특정 속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장에 비피더스균이 많은 아이일수록 더 명랑하다는 것이다.


미생물군유전체학은 비교적 신생 분야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5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의 대부분은 고작 10여 마리의 쥐나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의 기초적인 연구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미생물군유전체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찾았지만 우리 몸에 서식하는 이 어마어마한 수의 미소 생명체들이 숙주인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의 수 자체는 충분히 놀랍다. 현재 평범한 젊은 성인 남성의 몸에는 약 38조 개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간의 실제 세포 수보다 좀 더 많은 것이다. 그 많은 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1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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