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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의 세계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1월 호

글 유디지트 바타차르지 ㅣ 사진 데이비드 구텐펠더, 로버트 클라크, 로빈 해먼드, 크레이그 커틀러, 마크 시슨


과학자들이 통증에 얽힌 비밀을 푸는 동시에 이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톰 노리스(70)는 30년도 더 전에 암 투병을 하고 있을 때 서혜부와 왼쪽 둔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암은 완치됐고 재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리스에게는 둔부에서 화끈거리기 시작해 척추를 타고 목까지 올라오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남았다.


노리스는 그 이후로 통증 없이 보낸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미국 공군에서 항공 정비사로 일하던 그는 통증 탓에 하던 일도 그만뒀다. 통증은 그가 걸을 때 짚고 다니는 지팡이처럼 늘 그와 함께했다. 그는 상태가 안 좋은 날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그는 상태가 가장 좋은 날에도 통증 때문에 움직이기가 힘들어 쓰레기를 내놓는 것처럼 매우 간단한 집안일조차 할 수 없다. 간혹 통증이 너무 심해 숨쉬기도 힘들다고 노리스는 하소연한다.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 같아요.” 그는 말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살고 있는 노리스는 앉아 있다가 뒤로 누울 수 있는 길고 푹신한 의자에서 나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평온한 표정 뒤에 자신의 통증을 감추는 데 능숙해졌다. 나는 그 가 움찔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31년 동안 그와 함께한 아내 매리앤은 그의 눈에 전혀 움직임이 없을 때 통증이 특히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통증이 노리스의 삶을 덮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서 위안을 찾으려 했다. 그는 만성통증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의 대변자가 됐고 후원 단체를 시작했다. 그리고 30년 동안 자신의 통증을 줄일 방법을 찾아왔다. 그중 많은 기간 동안 그는 펜타닐을 투약했다. 이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는 ‘두꺼운 담요처럼’ 통증을 덮어주지만 그를 ‘멍하니 누워 있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침술 치료도 받아봤는데 이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그리고 그는 벌침, 자석요법, 신앙치유도 받았지만 이런 것들은 효과가 없었다. 노리스는 현재 물리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통증을 관리한다. 물리치료는 그가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척추에 맞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경에 생긴 염증을 진정시켜준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1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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