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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묘기의 미학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6월 호

글 로버트 드레이프 l 사진 디나 라토부스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시작된 스케이트보드 타기는 어떻게 비주류 놀이에서 도시의 풍경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인 운동경기로 거듭났을까?


어느 화창한 월요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베니스비치. 이곳에 있는 스케이트 공원에서 티셔츠와 헐렁한 바지를 입은 키가 큰 청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난간을 뛰어넘어 콘크리트 바닥에 착지한 다음 이 공원의 외곽을 따라 미끄러지듯 달린다. 이 청년은 두 개의 움푹 파인 공간 중 하나를 골라 곡면을 따라 내려간 다음 맞은편에서 솟아오른다. 한 구조물 앞에 다다르자 그는 스케이트보드와 한 몸이 돼 도약하면서 뒷발로 스케이트보드를 360° 회전시킨 다음 구조물 위에 올라선다. 그는 구조물의 반대쪽 끝을 뛰어내릴 때도 같은 동작을 한 후에 콘크리트 바닥에 착지한다.

스케이트보드 타기는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서핑계에서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개성을 중요시했다.


이 청년의 이름은 숀 데이비스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자신이 천부적인 스케이트보더라고 생각해왔다.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이 고향인 그는 지난해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 친구들 집에서 묵거나 때로는 차에서 자면서 생활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타기가 시작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일념하에 감수한 고생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동부의 피칸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있는 농구 경기장은 브리아나 킹(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그녀의 친구들 같은 초심자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이다.


동네 주민들끼리 즐기던 취미 활동에서 1950년대 캘리포니아주 서핑계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하나의 운동경기로 발전한 스케이트보드 타기는 이제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이 운동경기에는 ‘페이키’(뒤로 가기), ‘버트’(경사로에서 스케이트보드 타기), ‘킥플’(스케이트보드를 360° 회전시키기), ‘알리’(스케이트보드의 뒷부분을 세게 누르며 뛰기) 등 동작을 지칭하는 고유한 용어들이 있으며 창시자들(토니 앨바, 스티브 카발레로, 토니 호크 등)이 있고 권위 있는 간행물(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되는 〈스래셔〉)이 있다. 또한 이 운동경기를 잘 나타내는 최고의 영화(스케이트보드계의 전설인 스테이시 페랄타가 연출하고 숀 펜이 내레이터로 참여한 2001년 다큐멘터리 영화 〈독타운과 지보이스〉)가 있으며 연예계에도 많은 애호가(저스틴 비버, 리아나)가 있다.


전 세계의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에서 성지로 통하는 샌타모니카의 ‘립시티 스케이츠’는 1978년부터 장비를 판매해왔다.


전직 스케이트보드 선수로 지금은 대학교의 역사학과 부교수를 맡고 있는 오션 하월의 표현에 따르면 한때 ‘조경건축가, 도시계획가, 건물주들의 눈엣가시’로 여겨졌던 스케이트보더들은 오늘날 도시 계획과 도시 설계를 알리는 비공식 홍보대사가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6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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