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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겁이 나요.”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8월 호

글 데이비드 콰먼 l  사진 로난 도노반


우간다에서 삼림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굶주린 침팬지들이 농작물을 탈취하고 어린아이들을 낚아채 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인간과 보호 동물 사이의 관계를 시험하고 있다.


우간다 서부의 한 산등성이를 따라 나 있는 작은 땅에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나가던 은테게카 세마타 가족의 삶은 이미 고달팠다. 그들은 겨우 자급자족할 수 있을 만큼 농작물을 생산했으며 수입이 거의 없었던 데다 이제는 굶주리고 겁 없는 침팬지 무리로부터 생계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을 받고 있었다.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대규모로 사탕수수 및 차를 재배하는 회사 때문에 숲이 개간되면서 침팬지들의 서식지가 파편화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침팬지들은 인간의 거주지에 더 가까이 접근해왔다. 녀석들은 캬마자카 마을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나무에서 바나나를 뜯어가고 망고와 파파야 등 구미가 당기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갔다. 하지만 2014년 7월 20일, 시련이 공포로 바뀌었다. 그날 다 자란 수컷으로 추정되는 침팬지 한 마리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세마타 부부의 아들 무주니를 낚아채 가 아이를 죽였다.


2014년 7월 캬마자카 마을에서 침팬지 한 마리가 무주니 세마타라는 아기를 죽였다.

“땅을 파고 있는데 침팬지 한 마리가 마당에 들어왔어요.” 은테게카 세마타는 2017년 초에 인터뷰를 하던 도중 이렇게 회상했다. 그녀는 힘들게 밭일을 하면서 아이 네 명을 돌보고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물을 주려고 잠깐 등을 돌린 사이 침팬지가 그녀의 두 살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달아나버렸다. 아이의 비명 소리를 들은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도와 침팬지를 함께 쫓았다. 하지만 거칠고 힘이 셌던 그 침팬지는 순식간에 아이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무주니는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8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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