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로봇의_시대가_도래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9월호

글 데이비드 베러비 ㅣ 사진 스펜서 로웰


오랫동안 인간이 해오던 일을 기계가 점점 대신하게 되면서 로봇 공학 혁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우리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처럼 당신은 로봇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만나게 될 것이다.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할 줄 아는 하모니는 실리콘과 강철로 이뤄진 성관계용 인형의 머리다. 이 기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마르코스에 있는 ‘어비스 크리에이션스’가 제작했다.


지난 1월 바람은 불지만 화창했던 어느 날, 미국 콜로라도주와 캔자스주의 접경 지역 인근에 있는 초원에서 나는 로봇을 만났다. 그때 나는 노아 레디 캠벨(31)과 함께 있었다. 풍력 터빈들이 지평선까지 남쪽으로 들쭉날쭉 늘어서 있었다. 내 앞에는 또 다른 풍력 터빈의 터가 될 구덩이가 있었다.


베를린공과대학교에서 사람 손의 부드러운 감촉을 모방하기 위해 압축 공기로 부풀린 손가락을 사용하는 로봇이 사과를 집고 있다.

굴착기 한 대가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구덩이의 지름은 19m에 벽면의 경사는 34° 그리고 깊이는 3m로 바닥은 거의 평평했다. 굴착기는 파낸 흙을 방해가 되지 않을 만한 지점에 쌓았다. 내려가고, 파내고, 들어 올리고, 방향을 틀어 흙을 쏟아붓는 등 이 37t짜리 기계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확실한 제어력과 잘 조율된 판단력이 필요했다.


로봇 공학자들은 사람들이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의 사회지능기계연구소에서 만든 큐리 같은 모습의 로봇과 함께 있을 때 더 편안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굴착기의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운전기사는 운전실 지붕 위에 있었다. 이 운전기사에게는 손이 없었다. 그 대신 구불구불한 검정색 전선 세 가닥이 운전기사를 굴착기의 제어 체계와 연결시켜줬다. 운전기사는 눈이나 귀도 없었다. 이 운전기사는 레이저와 위성항법장치(GPS), 카메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작업을 감독하기 위해 공간 속에서 물체의 방향을 가늠하는 자이로스코프 같은 감지기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빌트 로보틱스’의 공동 창업자 레디 캠벨이 굴착기 위로 올라가 지붕에 있는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그 안에는 그의 회사에서 만든 90kg짜리 장치가 들어 있었다. 이 장치는 한때 사람이 했던 작업을 수행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9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작가의 이전글 목소리를 내기 위한 투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