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5월 호
피카소의 손자인 올리비에 위드마이어 피카소는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지만 피카소에 관한 책 두 권을 저술했다.
글 클라우디아 칼브 사진 파올로 우즈, 가브리엘 갈림베르티
신동에서 거장으로 성장한 피카소의 삶을 통해 그가 가진 예술성의 깊이와 그의 수많은 명화들에 대해 알 수 있다.
저녁에 인상주의와 근대미술 작품의 경매가 있는 날 아침, 미국 뉴욕시에 있는 경매 전문 회사 크리스티에서 유명한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록펠러센터에 있는 크리스티의 출입문에서 조금 떨어진 복도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생동감 넘치는 초상화 <웅크린 여인(자클린)>이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검정색 옷을 입은 크리스티의 미술 작품 전문 운반원 두 명이 이 그림을 옮겼다.
1954년 10월 프랑스 남부에서 완성된 이 그림은 피카소의 연인이었고 훗날 그의 아내가 된 27살의 자클린 로크를 담고 있다. 당시 72살이었던 피카소는 <웅크린 여인>을 하루 만에 완성했다. 이 그림은 힘이 넘치는 붓질, 두껍게 칠한 물감, 제멋대로인 모양, 비뚤게 배치된 두 눈과 거꾸로 된 코 등 거침없는 표현으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이다. 금색의 빛이 자클린의 몸을 감싸고 있다.
그날 저녁 경매인 애드리언 메이어는 최초 입찰가 1200만 달러에서 경매를 시작할 것이다. 전화로 경매에 참여하는 익명의 고객들을 대신해서 값을 부르는 직원 두 명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 입찰가는 곧 치솟을 것이다. 메이어는 둘 사이에서 몸을 돌려가며 경매를 이어갈 것이고 둘 중 하나는 결국 패배를 인정하며 물러날 것이다. 그럼 메이어는 경매봉으로 단상을 내려치며 ‘325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라고 외칠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5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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