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시민사회대책위원회,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
전세사기 논란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피해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책임져 달라”며 호소를 거듭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왔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도 전세사기 문제 해결을 거듭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국회는 전세사기특별법이 제정될 때 6개월마다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에 한번 개정될까 말까 답보 상태다.
참다 못한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을 향해 “과거 피해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땐 야당이었으니 윤석열을 비판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 대통령님이 야당 대표 시절 선구제 원칙을 바탕으로 재정 부담이 약간 있겠지만 국가가 이 정도는 책임져 줘야 한다는 말씀을 기억한다”면서 “이제 그토록 희망하던 정부가 바뀌었다. 그리고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최우선변제금 보완을 약속하셨을 때 누구보다 설레고 기대했다. 그런데 아직 제자리이고 되려 후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땐 야당이었으니 윤석열을 비판하기 위해 그런 것인가. 이제 정부여당이 됐으니 모르쇠를 하는 것인가”라며 “적어도 민주당은 그때그때 말 바꾸는 지난 여당과는 다를 것이기에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에게는 시간이 없다. 최근에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있다. 다행히 구조, 살아 있으나 곳곳에서 무너지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대통령님 결단을 해 달라”며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개 요청했다.
안산하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도 “피해를 본 저희 건물은 중개사와 은행이 결탁해 대출을 아무 심의 없이 남발, 임대인이 돈을 끌어모은 후 마지막 입주자였던 제가 1월에 대출이 승인되자마자 사기파산을 감행하고 잠적했다. 대출해준 은행 지점도 통폐합됐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지만 소용이 없고 너무 힘들다”며 이 대통령이 특별법 개정과 예산 편성을 직접 지시해 청년들이 꿈 꾸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 피해자, 직접 손으로 써 내려간 호소문 읽어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이철빈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이 직접 손글씨로 쓴 호소문을 읽어 눈길을 모았다.
이 위원장은 “전세사기특별법이 만들어진 지 2년 반이 지났고 공식적인 피해자만 3만 5천명을 넘는다. 자살하거나 건강이 악화돼 돌아가신 분도 10명이 넘는다”면서 “요즘 저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어도 이 문제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절망이다. 민주당 대표 시절에 만났던 전세사기 피해자의 절박한 얼굴을 떠올려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하는 호소문을 다음주까지 5차례에 걸쳐 릴레이로 발표할 예정이다.
박효주 참여연대 주거조세팀장은 “피해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최소지원금을 지급하는 예산 증액안을 반대하며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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