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조사 결과, 국회 퇴직 공직자들은 쿠팡으로 가장 많이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중앙선데이>와 함께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회 공직자(국회의원, 보좌진, 사무처 등)의 취업심사 438건 전수 분석 결과와, 대기업·중견기업 계열사 135건 중 취업 가능 또는 승인 결정이 난 130건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국회 퇴직 공직자들은 쿠팡으로 16건 가장 많이 이동했고, 이어 LG 계열 11건, SK 계열 10건, 삼성 계열 9건, KT 계열 8건 순이었다.
438건의 취업심사를 전체적으로 보면, 민간기업 취업이 239건(57%)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삼성, 현대, SK, LG 등 대기업·재벌 계열사 취업은 126건(28.8%)으로 가장 많았고, 중견·중소 일반 민간기업은 113건(25.8%), 공공부문 78건(17.8%), 로펌 등 전문서비스 법인 61건(13.9%), 협회·조합 등 이해관계단체 48건(11%), 민간 교육·의료·연구기관 12건(2.7%) 순이었다.
경실련은 "국회 규제와 입법 이슈가 많은 기업일수록 국회 출신 인력을 적극 영입하는 전략적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와 국회 등 공공기관 퇴직공직자와 기업 간 유착을 차단하고, 퇴직공직자가 퇴직 전 근무 기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취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취업심사(제한·승인)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국회 퇴직자 10명 중 9명 취업 가능, 유명무실한 취업심사제도
하지만 취업제한심사 신청 국회 퇴직자 405건 중 97.28%에 달하는 394건이 취업 가능으로 결정됐고, 취업승인심사 신청자 33건은 모두 취업이 가능했다. 취업제한 판정을 받더라도 특별 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취업이 승인된 사례가 빈번했다.
전체 심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251명의 보좌진은 광범위하게 입법·정책 업무를 수행함에도 96.41%가 기관(국회)이 아닌 부서(의원실) 단위로 심사가 실시돼 규제망을 쉽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경실련은 "심사 기구인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사실상 취업 승인 발급처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기업 활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임위원회 위원들이 퇴직 후 규제 대상 관련 기업이나 금융회사로 직행한다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경실련은 "국회 공직자가 퇴직 후 직무와 연관된 피감기관, 대기업, 로펌 등으로 직행할 경우 이해충돌, 정경유착, 전관예우를 야기할 수 있다"며 ▲국회의 사정 고려 및 직무관련성 심사 강화 ▲기관업무 기준 적용 확대(보좌진 포함) ▲취업승인 요건 강화 ▲심사 결과에서 구체 사유 공개 의무화 등 실질 제도 개선을 국회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