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 설립을 주무관청이 허가해야만 가능하도록 한 현행 민법은 위헌일까 아닐까.
헌법재판소가 비영리법인을 만들때 주무관청이 설립을 '허가'하는 현행 설립허가제가 위헌인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NGO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헌재에서 위헌 판결이 나오면 주무관청이 비영리법인 설립을 거부할 근거가 사라진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9일 현행 민법 조항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민법 제32조에 비영리법인 허가 내용 있지만 자격 기준에 대한 구체적 기준 없어
현행 민법 제32조에는 “영리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법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관청의 허가 요건으로 자격 기준이나 허가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고 그냥 주무관청이라는 단어만 있어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가 그 주무관청 시각에서 좌우될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서울행정법원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이유는 한 청소년단체가 2024년 6월, 당시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에 비영리법인 설립을 신청하면서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단체는 청소년들이 사회문제를 토론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던 비법인 단체였지만 여가부는 ▲2개 시·도 사무소 미확보 ▲재정 안정성 부족 등을 이유로 수차례 설립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다시 전국 사업장 3곳을 확보했지만 여가부는 또 사업이 단발적이고 기본 재산이 적다며 승인을 내주지 않아 이후 다시 발기인 2명이 1천만원을 추가 출연하겠다고 약정했다. 하지만 여가부는 다시 승인을 거부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공익법인협회기 지난달 12월 9일 개최한 '공익법인 제도개선의 현실과 과제' 세미나에서 김덕산 공인회계사(한국공익법인협회 이사장)가 주무관청 설립 허가주의 주요 사례와 문제점을 발표하면서 알려졌지만 그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세미나에서 김덕산 공인회계사는 "주무관청 내에서도 기준이 불명확해 담당 공무원의 재량권 행사 범위가 모호하고 설립 이후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할 부서와 인력이 부족하다. 서울시 교육청 매뉴얼과 같이 재량권 행사의 범위를 문서화해 민원인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담당 공무원도 재량권 행사의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공익법인협회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여가부가 실제로는 법인 설립 기준금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여가부 허가를 받은 기존 법인 중에도 서울 한 곳에만 사무소를 둔 사례가 많은 것도 알아냈다.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의 허가 거부에 행정소송 제기...재판부가 위헌제청 결정
여가부가 이 청소년단체보다 기본재산이 훨씬 적은 법인도 허가를 한 경우가 있었는데도 자의적으로 승인을 거부한 것이 밝혀지자 이 단체는 재단법인 동천·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행정소송에 나섰고 이 재판부는 주무관청의 허가 재량이 무제한적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위헌제청을 결정했다.
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과 좋은규제시민포럼도 현행 민법상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가 제3섹터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허가제를 폐지하고 설립준칙주의를 도입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지난달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는 민법상 설립허가제 폐지 및 설립준칙주의 도입 ▲일반비영리법인과 공익법인의 구분 및 세제혜택·감독체계 분리 ▲파편화된 주무관청 감독체계 폐지 및 독립적 ‘공익위원회’ 설립 등이 담겼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2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