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이 탄광 유해 수습 중 대만인 잠수사 사망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8일 성명 "84년 방치한 일본 정부가 만든 인재”

by 이영일
1000019511.jpg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長生) 탄광에서 유해 수습 작업에 참여하던 잠수사가 7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 현장인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長生) 탄광에서 유해 수습 작업에 자원해 참여하던 대만인 잠수사가 7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은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84주년 희생자 추모 집회가 일본 시민단체 주최로 우베시 내 추모광장에서 열리는 날이었는데 뜻밖의 비보가 날아든 셈이다.


시민사회는 이번 사고가 일본 정부의 장기적인 책임 방기 속에서 발생한 ‘인재’라며 국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8일 성명 "역사 정의와 인도주의 실천하려다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하 평화행동)은 8일 성명을 내고 “조세이 탄광 유해 수습을 위해 자원한 대만 국적의 잠수사가 작업 도중 사망하는 비통한 사고가 발생했다. 역사 정의와 인도주의를 실천하려다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조세이 탄광은 1942년 갱도 붕괴와 해수 유입으로 다수의 노동자가 수몰된 장소로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사고 이후 80여 년간 유해 수습에 직접 나서지 않았다.


[관련 기사 : 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역사적 '진실'도 감정해야, 1월 17일자 본지 기사 참조]

224020_225942_2752.jpg ▲지난해 8월 26일 한일 민간단체 주도로 실시된 조세이 탄광 수몰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에서 관계자들이 해저에서 발견된 유골을 수습하고 있다. 일본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이에 대해 평화행동은 “일본 정부는 매립 위치를 알 수 없다,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유해 수습을 회피해 왔다. 그 결과 유가족과 일본 시민사회가 성금을 모아 민간 차원에서 직접 수습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평화행동은 일본 정부가 그동안 사고 책임을 민간 기업에 돌려온 점도 문제 삼았다. 1938년 제정된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조선인들을 강제로 동원해 기업에 배치한 주체는 일본 정부라며 “기업이 파산했더라도 강제동원을 지시하고 관리한 국가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는 강한 비판이 그 핵심이다.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안전하고 체계적인 유해 발굴과 수습을 진행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시민사회는 일본의 기술적 한계 주장 역시 설득력이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 시민단체와 민간 잠수사들은 2025년 8월, 처음으로 갱도 내부에서 유해를 수습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평화행동은 이를 두고 “민간의 노력으로 기술적 가능성은 이미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외무성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외무성은 조세이 탄광 유해 수습에 대한 국가 주도 계획이나 사고에 대한 정부 책임 여부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4020_225943_3528.jpg ▲일본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사고 현장에 남아 있는 해저 갱도 환기구 '피야'. 일본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다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조세이 탄광 문제에 대해 “민간 기업의 사고”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왔으며 유해 수습과 관련해서도 국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유지해 왔다.


평화행동은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에 대한 DNA 감정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유해가 수습되지 않으면 DNA 감정 역시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민간 차원의 수습 작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고려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평화행동은 “일본 정부가 더 이상 민간에 위험을 떠넘기지 말고 국가가 직접 나서 안전하고 체계적인 유해 발굴과 수습을 진행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 역시 자국민 보호와 역사적 책임 차원에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2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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