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안보 연계 협상 ‘시험대’ 오른 한미 관계

참여연대 13일 이슈리포트 발표

by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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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미 통상 관계가 새로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국내에서는 협상 속도를 둘러싼 우려와 함께 통상 문제를 안보 이슈와 연계하는 미국의 협상 방식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13일 발표한 이슈리포트를 통해 미국의 관세 재인상 조치가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통상 압박”이라며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 압박…‘대미투자특별법’ 변수 부상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을 입법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국내 입법 과정을 협상 카드로 삼은 셈이다.


이후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협상에 나섰지만 관세 인상 철회 여부에 대한 뚜렷한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국회는 다음 달 9일까지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로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며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각에서는 ‘속도전 입법’이 국내 산업과 경제,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참여연대 “통상 협상, 국내 논의 없이 진행됐다”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협상 접근법 자체를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한미 협상 과정에서 국내 의견 수렴과 영향 분석이 부족했고 협상 결과의 득실에 대한 사회적 토론도 사실상 부재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협상 성과로 거론되는 핵잠수함 건조 승인 문제와 관련해, 실제 추진 시 한국이 부담해야 할 지정학적 리스크와 장기 비용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합의 변경 또는 압박에 대해 한국이 수세적이고 즉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는 최근 한미 관계가 단순한 통상 갈등을 넘어 안보·산업 전략이 결합된 ‘포괄 협상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향후 대응 방향으로 12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협상 원칙의 재정립이다. 우선 과거 협정과 합의, 호혜주의에 기반한 공정 협상을 원칙으로 삼고 미국 측의 일방적 해석이나 추가 양보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상 정보 공개와 국내 공론화, 의견 수렴 절차를 병행해야 하며 입법과 협상에 인위적 시한을 설정하는 방식도 배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서는 국민과 산업에 미칠 불균형 효과를 사전에 분석하고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보호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보 협상과 통상 협상을 분리하고 안보 이익 대비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주요 권고로 포함됐다.


국회 역할·‘플랜B’ 필요성 제기


보고서는 국회의 역할 강화도 주문했다. 합의 이행 과정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별도의 통상대책특위를 구성해 협상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 내 협상 컨트롤타워 재정비와 함께 협상 결렬 또는 장기화에 대비한 ‘플랜 B’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미국의 압박에 끌려가기보다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을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속도보다 절차적 정당성과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관세 분쟁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동맹 재조정 속에서 나타나는 전략적 압박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 투자 확대와 산업 정책을 동맹국 입법과 연계하는 흐름이 강화될 경우 한국의 통상·안보 정책 결정 방식에도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정부가 어떤 협상 원칙과 국내 합의 절차를 선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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