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0.31에 불과한 타당성 결여 사업에 4,400억 혈세 투입 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위법성·경제성·공공성 논란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이어 범정부 차원의 통제 필요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 사업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행동(이하 노들섬 공동행동)은 최근 서울시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위법·부당한 행정이 있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은 해당 사업이 경제성 부족, 절차 위반, 사업비 축소 의혹, 안보·환경 규제 무시 등 “총체적 부실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노들섬은 한강 한복판에 위치한 인공섬으로, 그동안 소규모 음악 공연과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서울시는 이 공간을 전면 재구성해 전시·공연·휴식·자연이 결합된 '글로벌 예술섬'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노들 글로벌 예술섬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진행했으며 영국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 '소리풍경'이 최종 선정됐다. 한국의 산맥 형상을 금속 곡선 구조로 구현한 상징적 외관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이러한 ‘랜드마크 중심 개발’이 시민 공간의 본래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상태다. 공동행동은 “시민의 쉼터였던 섬이 철문으로 봉쇄되고 공사장으로 변했다”며 “화려한 랜드마크의 대가는 시민 안전과 공공성”이라고 주장했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 사업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행동 "경제성 없는 사업 치적 위해 강행”
공동행동이 공개한 서울시 내부 자료에 따르면 노들섬 개발 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단기 사업 0.59, 중기 사업 0.31로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시설인 ‘하늘예술정원’의 재무성 지표(PI)는 0.21에 불과해 투자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공동행동은 “경제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치적 사업으로 무리하게 승인됐다”며 지방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 절차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공동행동은 서울시가 약 4,4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여러 단계로 나눠 ‘쪼개기 심사’를 진행해 투자심사를 우회했고 2024년 9월 투자심사 통과 이전에 이미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심사 이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한 지방재정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 서울시가 발표한 총사업비 3,704억 원에는 필수 항목인 토지보상비 약 719억 원이 제외돼 있으며 실제 사업비는 4,400억 원을 넘어 향후 군사시설 이전 비용까지 포함하면 5,000억 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 규제·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4천억 원대 혈세를 투입하는 행정 사기극" 비판
노들섬은 수도방위사령부 방공진지와 헬기장이 인접해 강한 군사 규제를 받는 지역이다. 공동행동은 서울시가 사전 협의 없이 설계안을 선정하면서 헬기 이착륙 안전거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군사적 제약 때문에 과거에도 건물 높이를 낮췄던 지역인데 이를 무시한 채 화려한 조감도만 앞세웠다. 4천억 원대 혈세를 투입하는 행정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생태 숲에 서식하는 맹꽁이 등 생물 서식지 훼손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이철로 용산시민연대 운영위원 역시 “시민 의견 수렴 없이 번개불에 콩 볶듯 추진되고 있다”며 안전성과 경제성 검증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와 별도로 청와대에 의견서를 전달하고 범정부 차원의 통제도 요구했다. 의견서에는 ▲안보·안전 규제 완화 중단 ▲행정안전부·감사원의 특별감사 ▲환경부의 생태 훼손 재검토 등이 담겼다.
단체는 “이번 공익감사를 시작으로 서울시의 독단적 행정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감사원이 부실 감사로 역할을 방기할 경우 시민들과 함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들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도시 디자인 논쟁을 넘어, 대규모 공공개발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공성, 그리고 도시 공간의 방향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시의 사업 강행 의지와 시민사회의 중단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감사 결과와 정부 대응이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24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