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형덕 흥사단독도수호본부 상임대표
일본 시마네현이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일본 정부 차관급인 정무관 참석 속에 또다시 개최했다. 시마네현은 1905년 독도를 일방적으로 행정구역에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고시를 근거로 2005년 조례 제정 이후 매년 기념식을 열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창립한 흥사단은 특히 대일 문제에 대한 비판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 15년 전부터는 독도 전문기구를 조직해 독도수호 운동에 나서고 있다. 22일 일본의 소위 '다케시마의 날'에도 독도 관련 단체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케시마의 날 철폐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끈질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앞에서 이 '다케시마의 날'이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서울 동숭동 서울흥사단 사무실에서 윤형덕 흥사단독도수호본부 상임대표를 만나 '다케시마의 날'의 문제점, 그리고 독도 수호의 과제를 들어봤다.
일본이 만든 '다케시마의 날'은 문제점
윤형덕 대표는 제일 먼저 "다케시마의 날은 겉으로는 지방정부 행사지만 매년 일본 중앙정부 인사가 참석하면서 사실상 국가 차원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차관급 인사가 꾸준히 참석하고 장관급 파견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방 행사가 점차 중앙정부 행사로 변해가는 과정을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 정부가 공식 행사임을 부인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영토 주장을 축적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다케시마의 날'을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역사 인식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1905년 독도를 편입했다고 주장한 시점은 한반도 침탈이 본격화되던 시기입니다. 결국 이후 식민지 지배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역사를 기념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과거 침략을 정당화하는 행위입니다."
윤 대표는 특히 이러한 움직임이 동북아 정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이 문제가 한일 간 갈등을 넘어 동북아 평화를 흔드는 요소라는 거다. 역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결국 지역 긴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독도 문제를 감정이나 애국심 차원이 아니라 국제법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법재판소 판례를 예로 들며 영토 분쟁에서는 누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항의 기록을 남겼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상대국이 영유권을 주장할 때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묵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망언이 나올 때마다 즉각 항의하고 기록을 축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본 순시선이 독도 인근 해역을 반복적으로 항해하는 것은 일본이 독도를 관리했다는 명분을 쌓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윤 대표는 한국 정부의 대응 기조인 조용한 외교에 대해 일정 부분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외교적 충돌을 피하려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이제는 실효적 지배를 더 강화해야 합니다. 독도는 실제로 관리되고 활용되는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람이 살고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면 국제법적으로 관리의 연속성이 입증됩니다. 이것이 가장 강력한 영토 수호 방식입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독도 방파제 건설 ▲어민 거주 확대 ▲응급의료·관광 편의시설 설치 ▲지속적인 경제·생활 활동 유도 등을 제시했다.
"시민이 기억하고 행동할 때, 독도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흥사단독도수호본부는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계기로 2011년 창립됐다. 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독도 역사와 국제법적 의미를 알리는 교육 활동이 핵심이다. 그동안 찾아가는 독도 교실, 독도 아카데미, 시민 강좌, 독도 탐방 프로그램, 학술 세미나 지원, 자료집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윤 대표는 "예산과 인력의 한계 속에서도 교육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독도 문제는 결국 국민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국 광역지자체에 '영토·독도 교육 홍보관'을 설치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독도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967년 대학 시절 흥사단에 입단한 윤 대표는 내년이면 시민운동 60년을 맞는다. 그는 2004년 동북공정 관련 역사 강좌를 계기로 독도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후 관련 자료 연구와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지도를 보며 우리 역사와 영토를 생각하다가 결국 독도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도는 감정만으로 지킬 수 없습니다. 관심과 기록, 교육과 실천이 함께 갈 때 지켜집니다. 시민이 기억하고 행동할 때 독도는 더욱 단단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