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우크라이나 아동교육 시스템 붕괴 경고

NGO 월드비전, 우크라이나 아동 학습권 위협 경고

by 이영일
geralt-banner-7031868_1920.jpg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교육 환경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Pixabay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교육 환경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군사 충돌이 일상화된 가운데 혹한, 전력난, 반복되는 강제이주가 동시에 발생하며 아동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이 바꿔버린 학교…‘정상 수업’ 사라진 교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최근 우크라이나 분쟁이 4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2월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전력난, 계속되는 불안정한 정세가 겹치면서 아동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교육 시스템은 대면·비대면 수업이 혼재된 비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전선 인접 지역에서는 안전 문제로 온라인 수업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전력 공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교육 접근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동북부 핵심 도시인 하르키우 일대에서는 겨울철 정전이 반복되며 원격수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 난방과 전력 공급이 동시에 불안정해지면서 학습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현지 조사에서는 절반이 넘는 가구가 자녀 교육이 중단되거나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추위와 안전 문제로 학교 출석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하는 삶’이 만든 교육 단절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교육 붕괴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른 것은 반복적인 이주다. 공습 위험과 주거 불안으로 상당수 가정이 여러 차례 거처를 옮기면서 학교 등록과 출석 유지가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급 적응 실패, 또래 관계 단절, 교사와의 지속적 지도 상실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참고이미지]추위를 피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위치한 아동친화공간을 찾은 아동들.JPG 추위를 피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위치한 아동친화공간을 찾은 아동들. ⓒ 월드비전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이 단기 학습 저하를 넘어 학업 포기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가정에서는 이미 학습 진도 지연이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당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교육 위기의 배경에는 또 생활 기반 붕괴가 자리한다. 많은 가정이 겨울철 충분한 난방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내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아동들은 두꺼운 외투와 담요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습 경보와 전력 차단이 반복되면서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해 온라인 수업 참여가 지속적으로 끊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생존이 우선되는 환경에서는 학습이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 인적 자본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팬데믹보다 심각한 우크라이나 학습 공백


국제 교육계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학습 진도 저하를 ‘전 세계적 비상 상황’으로 규정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의 교육 손실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쟁, 에너지 위기, 혹한이라는 복합 위기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교육 격차가 지역과 계층에 따라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원격교육 참여율이 낮아지고, 반복 이주 가정의 아동일수록 학습 지속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또 다시 찾아온 겨울은 생존의 한계점에서 또다시 마주해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며 “즉각적인 긴급구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습결손 심화, 심리사회적 고통 증가, 보호 환경 약화, 반복 이주 위험 확대 등 아동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교실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러나 교육이 무너지면 전후 복구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교육 위기는 단순한 인도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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