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정책연대 “민간인 보호 원칙 심각하게 훼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내 초등학교가 파괴돼 다수의 어린이가 희생된 사건을 두고 국내 청소년·교육·학계 단체들이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군사행동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호받아야 할 학교가 공격 대상이 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과정에서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시에 위치한 여자 초등학교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학생과 교사 등 최소 16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상당수가 하교를 기다리던 어린 학생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교육단체들은 특히 학교라는 공간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학교는 대표적인 민간 시설이며 아동은 전쟁 상황에서도 최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격이 전쟁 상황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국제 규범인 국제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IHL)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인도법(IHL)은 무력 충돌 상황에서도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최소한으로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규범으로, 제네바협약과 추가의정서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이 법은 전쟁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전쟁 수행 방식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핵심 원칙은 첫째, 구별 원칙(distinction)**으로 군사 목표와 민간인·민간시설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비례성 원칙(proportionality)으로 군사적 이익에 비해 과도한 민간인 피해가 예상될 경우 공격이 금지된다. 셋째, 예방 조치 의무(precaution)로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히 학교, 병원, 주거시설 등은 특별 보호 대상이며 아동은 국제인도법과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집단으로 규정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 “민간인 보호 원칙 심각하게 훼손”…국제법 위반 가능성 제기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이번 사건이 이러한 국제인도법의 핵심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2일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정책연대는 성명에서 “초등학생을 겨냥한 폭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야만적 범죄”라며 “교육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면 이는 민간인 보호 원칙과 비례성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사시설 인근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공격받았다면 이는 국제인도법이 금지하는 무차별적 공격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공격 과정에서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사전 검토와 경고 조치가 있었는지 국제사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책연대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위협하는 군사행동 즉각 중단 ▲교육·의료시설 공격 전면 중지 ▲국제인도법 준수 및 독립적 진상 규명 ▲대화와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김진곤 정책연대 공동대표는 "전쟁의 대가는 결코 어린이가 치러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 역시 어린이를 향한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학계 “안보 논리로 어린이 희생 정당화 못 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은 1일 성명을 내고 “학교를 폭격하는 것은 단순한 군사행동이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과 미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분노를 표했고 실천교육교사모임 역시 “학교와 어린이는 어떤 군사작전의 표적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는 “아동 사망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민간인 희생”이라며 군사적 확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외부의 군사 개입이 민주주의나 안정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며 무력 충돌이 오히려 지역 사회의 장기적 불안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전에서 정밀 타격을 강조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정보 오류와 공격 범위 확대 등으로 민간 피해가 반복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학교·병원·주거지역이 전장과 가까워질수록 어린이 피해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전쟁에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법적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국제사회에 다시 묻고 있다. 교실이 전장이 되는 순간, 전쟁은 군사 충돌을 넘어 인류 공동의 규범을 무너뜨리는 문제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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